내년에 경주박물관서 전시

▲ 경주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에서 출토된 마갑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 고분이 밀집한 경주 쪽샘지구에서 발견된 말 갑옷(마갑)이 발굴 10년 만에 보존처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이하 문화재연구소)는 5세기 전후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主郭)에서 2009년 찾은 마갑(馬甲)의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출토 당시 마갑은 바닥에 깔렸으며, 마갑 위에 말을 탄 장수가 입은 것으로 짐작되는 찰갑(비늘식 갑옷)이 발견됐다. 주곽에 딸린 매장시설인 부곽에서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와 안장, 재갈, 발받침 등 다양한 마구가 나왔다.

출토된 마갑은 길이가 약 2m90㎝, 너비는 약 90㎝이며 무게는 대략 36㎏이다. 마갑 조각 길이는 6.8∼12.2㎝, 너비는 4.6∼7.6㎝로, 두께는 0.2㎝ 안팎이다.

문화재연구소는 출토된 마갑을 그대로 옮긴 뒤 표면에 묻은 흙과 오염물을 제거하고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심명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일부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으나, 목과 가슴 가리개부터 엉덩이 가리개까지 마갑 전체가 온전히 나온 유일한 사례"라며 "갑옷 재질은 철이고, 구멍에 가죽끈을 넣어 엮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갑 크기를 보면 오늘날 조랑말이 착용했을 듯싶다"며 "전투용이 아니라 의례나 장식 용도로 제작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신라 도성인 경주 월성 해자에서 발견된 말뼈를 보면 어깨높이가 130㎝ 전후인데, 마갑을 입은 말도 이 정도 크기였을 것"이라며 전투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마갑을 재현하는 실험을 시작했으며, 재현품을 만들 방침이다. 보존처리를 끝낸 마갑은 내년 봄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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