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단의 공립화 계획은 백지화,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 정부 계획에 여전히 불안

포스코교육재단(이하 교육재단)이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인 포항제철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백지화 상태라고 밝히면서 일단 사태가 진정됐지만 자사고로서의 포항제철고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 7월 교육재단은 재정자립화 방안으로 자사고인 포항제철고 공립화 카드를 꺼냈다.

포항제철고는 앞서 지난 6월 경북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로 재지정 돼 5년간 유지자격을 취득했다.

자격심사에서 83.6점의 높은 점수로 기준점(70점)를 넘겼으며 특히, 학생·학부모·교원 대상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만점을 획득해 학교 구성원들의 학교운영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도 얻었다.

하지만 교육재단은 포스코로부터의 출연금이 줄어들면서 재정자립화와 효율화를 위해 포항제철고의 일반고 전환을 비롯해 운동부 폐지 및 조정, 인력 구조 조정 방안을 포스코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재단의 포항제철고 일반고 전환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의 각계각층에서 강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공동 입장문에서 "포항제철고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해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되면서 명문 고등학교로 성장해왔다"며 "포항제철고가 경제논리를 앞세워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것은 초기 설립 이념을 저버리는 것은 물론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시민 염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최근 교육재단은 포항제철고 일반고 전환에 대해 백지화를 밝혔다.

교육재단 관계자는 “출연금이 줄어들면서 재정자립화의 방안으로 포항제철고 공립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뿐”이라며 “지역의 거센 반대 여론에 현재 백지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재단의 재정자립화 및 포항제철고의 운영효율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 정부 계획까지 나오고 있어 포항제철고의 자사고 유지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가 오는 2025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정·청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협의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안건으로 다뤘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자사고 등이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금 규모를 확대하고, 일반고 전환 이후에도 외국어고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제철고 관계자는 일반고 전환에 대해 “백지화가 된 만큼 자격유지 기간동안 다시 거론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자격 만료 이후나 정부 정책으로 인한 폐지에 대해서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교육 인프라 유지를 위해 지역의 다른 자사고와 비슷한 수준까지 점진적 납부금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재단은 포항제철고 일반고 전환 추진에 앞서 지난해 10월 운영 중인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12개 중 고등학교 4개소를 제외한 8개에 대해 공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의 출연금 축소와 연관이 있다.

포스코로부터의 교육재단 출연금은 2012년 385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234억원에 그쳤으며 올해 180억원, 2020년 120억원, 2021년 70억원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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