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각종 경제지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9월 기준으로 1996년(61.8%) 이후 23년 만에 최고다. 지난달 취업자는 2천740만4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34만8천명 증가했다. 두 달 연속 3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9월 기준으로 2014년(3.1%) 이후 최저다. 고용지표가 약간의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의 고용률은 하락하는 등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고용률과 취업자 수는 각각 58.3%와 122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0.3%포인트, 0.6% 감소했다. 경북의 고용률은 62.4%로 전년동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으며, 취업자 수는 144만7천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1천명 감소했다. 지역 경제계와 정치권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통계다.

또한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지역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현재경기판단CSI(소비자심리지수)’와 ‘향후경기판단CSI’ 평균은 각각 61.3포인트와 68.1포인트로 전국 최저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평균 68.4포인트와 75.3포인트에 비해 각각 7.1포인트, 7.2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금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일본의 수출 규제 등 하방리스크만 가득하다. 이 상황에서 타 지역은 미미하나마 회복 기미는 보이는데 대구와 경북지역은 암울하기만 하다.

경기 부진에 대해 기업들은 내수 침체 장기화와 최저임금 상승 등 고용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꼽는다. 또한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기업의 수도권 쏠림현상 역시 지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업 뿐만 아니라 시내 상가도 곳곳에 임대와 매매를 알리는 문구가 즐비하다. 상인들은 지금처럼 장사가 안되기는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한목소리로 하소연하고 있다. 경제는 한 순간에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 시간이 걸린다. 지금부터라도 경제계와 지자체, 정치인들이 한데 모여 경기를 되살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제2의 IMF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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