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국경일(國慶日)은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더 한다.

특히 10월은 개천절과 한글날의 국경일이 함께 있어 잊혀져 가는 국가의 경사스럽고 자랑스러운 날들이 더욱더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나라는 1949년 10월 1일 제정·공포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3월 1일 삼일절, 7월 17일 제헌절, 8월 15일 광복절,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이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이 가운데 제헌절은 2008년부터 유일하게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삼일절은 1919년 3월 1일, 일본의 국권 침탈로부터 해방을 위해 민족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이자 평화적 시위였던 3·1 운동을 기리기 위해 지정되었고, 제헌절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공포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우리나라의 국권 회복을 기념하고, 경축하기 위해 제정됐다. 개천절은 기원전 2333년, 한반도 최초의 민족국가 단군조선이 건국된 것을 기리는 뜻에서 지정됐다.

한글날은 2005년부터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한 세종대왕의 위업을 선양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국경일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민족의 자긍심과 우수성을 후손만대 보존하고 기리기 위해 제정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천하면서 이러한 우리나라의 경사스럽고 기념해야할 국경일이 퇴색되고 그 의미 마저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까움이 든다.

40~60대 기성세대들은 국경일에 대한 옛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국사시간을 통해 국경일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각 가정마다 잘 보관 해놓았던 태극기를 꺼내 자랑스럽게 게양했다. 학생들은 공휴일이지만 학교에 등교해 운동장에서 기념식을 거행하고, 국경일 노래를 목소리 높여 불렀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시대의 변화 속에 아득한 옛날이야기가 됐다.

지금 우리의 국경일은 어떠한가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는커녕, 국경일을 단순히 공휴일로만 기억하면서 여행 등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각 가정에서는 태극기 게양조차도 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정부나, 지자체에서 펼치는 각종 국경일 관련 기념행사 마저도 단순 이벤트성으로 그치는 등 우리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퇴색되고,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아무리 시대의 흐름이 변한다 해도 우리가 태어나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는 5천년이라는 유구한 역사가 뿌리를 내리고 그 역사 속에서 우리 후손들이 기억하고 계승해야할 소중한 가치와 전통이 있다.

뿌리가 썩으면 나무가 죽듯이 우리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국경일의 의미를 다시금 깊이 되새기면서,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그 정신과 전통을 계승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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