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왕산광장 명칭 변경 지시 본인이 해놓고 산동주민 핑계 속보인다” 힐난

구미경실련이 “장세용 구미시장은 난독증에 허위사실까지 유포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난독증(難讀症)은 지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읽는 능력에 장애가 있어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증세를 말한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구미 산동면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누각 명칭 변경 논란과 관련, 명칭 변경이 지난해 시민공청회에서 결정됐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장 시장은 "지난해 시민공청회 자료를 살펴본 결과, 알려진 내용과 달리 왕산광장·왕산루 등으로 명칭을 결정한 사실이 없었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했다.

이어 장 시장은 "2016년 1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공원 명칭을 정하기 위해 '네이밍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같은 해 9월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명명했다"면서 "시민단체는 2016년 7월 왕산광장과 왕산루, 왕산 허위 선생 가문 14인 동상이 결정됐다고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미경실련은 “장 시장은 공청회 뜻도 모르는 난독증에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로 계속 거짓말까지 한다”며 “독립운동가 명칭을 지우고도 두렵지도 않나”고 힐난했다.

또한 “명칭 변경은 전임 시장 때 공청회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실인 걸 알면서도 명분을 잃을까봐 자신이 직접 지시해놓고도 산동주민 극소수 민원 핑계로 면피하려니까 계속 거짓말 퍼레이드가 계속된다”며 사실이 아니면 경실련을 고소하라고 했다.

구미경실련은 “누가 왕산광장·왕산루 명칭이 공청회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나”며 “왕산루는 공청회(2016년 7월)와 설문조사를 거쳐 네이밍 선정위원회(2016년 9월)에서 결정했다고 분명히 성명서에서 누차 밝혔는데도, 장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청회 운운해 이는 허위사실 유포로 시민단체를 멸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어사전 등은 공청회는 정부·지자체가 제도·정책·현안 결정전 여러 의견을 듣는 공개회의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 내 산동물빛공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58억원을 들여 3만106㎡에 물빛나루와 광장, 전통누각, 놀이시설 등을 갖춘 근린공원이다.

2016년 9월 시민공청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네이밍 선정위원회에서 예스구미광장을 왕산광장으로, 누각을 왕산루로 각각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산동주민협의회가 왕산루와 왕산광장을 산동루와 산동물빛광장으로 각각 변경하고, 동상은 왕산기념관으로 이전 설치할 것을 구미시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올해 3월 구미시가 광장·누각 명칭을 산동물빛광장과 산동루로 바꾸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유족과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광복회 대구시지회, 구미경실련 등이 광장과 누각 명칭 변경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왕산 허위 선생 친손자 허경성(93) 씨는 부인과 함께 지난달 20일 구미시청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광복회 대구시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산동물빛공원 내 광장과 누각의 명칭을 원안대로 '왕산광장'과 '왕산루'로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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