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오는 11월 16일부터 계열사 및 협력사 상주근무자를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앞당기는 '8 to 5' 근무제를 시행한다. '8 to 5' 근무제는 현재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으로 바꾸는 것이다. 출퇴근시간이 1시간 빨라지면서 지역사회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영화관, 취미교실 등 여가시간과 관련한 업종은 호황이 예상되고 있는 반면 음식점, 유흥업소 등 저녁 퇴근시간과 연관있는 업종은 어떤 변화가 올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다수 의견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야 근무시간 변경에 따른 파급 효과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근무제 변경은 지금까지 포항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포스코는 2011년 4조3교대를 없애고 4조2교대를 도입했다. 4조2교대는 4조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같이 유지하면서 휴무일수가 80일 이상 많아졌다. 포항사회는 직원들의 휴무일이 많아지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12시간 근무로 피곤한 직원들은 귀가하기 바빴으며 회식도 크게 줄어 지역 식당 등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4일 연속 휴무함으로써 여행 등 여가활동이 늘어 시내에서 가족과의 외식, 쇼핑 등이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당시 식당을 운영했던 한 업주는 "근로자들이 12시간 일하기 때문에 퇴근 후 술자리를 피하고 있다. 매출이 떨어져 폐업한 식당이 많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번 근무시간 변경도 긍정적인 측면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경제 침체는 차지하고 장시간 근무와 4일 연속 휴무로 산재발생이 빈발하는 등 4조2교대의 부작용을 경험한 포스코는 2015년 9월 16일부터 12시간씩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신(新) 4조2교대로 근무제를 변경했다. 하지만 12시간 연속근무와 휴무일수는 4조2교대와 같아 근무제 변경에 따른 지역경제의 긍정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것이 지역 상공계의 분석이다.

'8 to 5' 근무제는 포스코와 계열사 및 협력사 상주근무자는 물론 포항철강공단업체 등에도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포항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항시는 앉아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섣불리 믿으면 안된다. 어설픈 대책회의 몇 번 한다고 할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좀 더 치밀하고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해 포스코 근무제 변경에 대비해야 한다. 경제는 어렵다. 지역경제활성화는 더 어렵다.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포항시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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