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두고 전임 김관용 도지사가 임명한 기관장과 현 도지사의 대결 양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재단 이사장은 김관용 전 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한 시기인 2017년 2월 별정 5급인 도지사 정무 특별보좌관에 임명돼 3월 31일까지 활동하고 그만뒀다. 같은 해 8월에는 2급 상당 전문임기제인 도의 사회경제 일자리 특별보좌관에 임용됐다가 지난해 1월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앉았다. 전임 도지사가 지난해 초 임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한 5개 산하기관장 중 한 명이다. 당시 측근·보은 인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가 출범한 이후 산하기관 감사를 진행했는데 전임 도지사가 임명한 산하기관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마디로 ‘곪은 갈등이 터졌다’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일에 대해 산하기관장이나 요직에 측근이나 공무원 낙하산 인사가 반복돼 빚어지는 양상으로 일부에선 분석한다. 현재 도 산하기관 기관장과 고위직에 공무원 출신이 상당수다. 외부에서 들어온 측근도 많다. 이들은 채용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예산을 흥청망청 사용하는 등 산하기관 운영에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도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도와 시·군 산하 공공기관 채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26곳에서 채용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56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성 부족과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도는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겸직 승인을 받지 않으면 추가 징계를 할 방침을 밝히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 졌다. 도민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한탄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도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산하기관 기강 정립에 나서야 한다. 산하기관 운영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사와 점검이 필요하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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