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대 시인

낙엽이
제멋대로 뒹굴 제
나도 또한 뒹구는 게
자유스럽구나

하루는 구름 따라
또 하루는 바람 따라
그렇게 지내다 보니
병드는 세월 앞에
각시가 서있네

여보시게들
늦가을 다 지나고
매달린 감나무를 보셨는가

밑둥 발로 차도
떨어지지 않기에
그 감 아직도
땡감이려니 했건만

아랫배 힘주어 올라보니
까치가
반절 쪼아먹고
바람이
반절이나 말려 놓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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