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르네상스란 ‘부활’ 또는 ‘재생’ 이라는 뜻으로 이 말은 원래 16세기 이탈리아의 화가가 쓴 저서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최근 포항시는 ‘영일만 관광특구’를 핵심 관광지로 육성해 포항관광의 르네상스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포항을 관광도시로 부활시키겠다는 큰 포부로 해석된다.

이에 포항시는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포항 영일만관광특구 중심 맞춤형 상품 공동 개발 및 관광마케팅 협업체계 구축, 관광서비스업 인프라 개선 사업 및 인적자원 양성, 기타 해양문화관광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해 상호간 유기적인 관광 협업체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협약했다.

이 자리에서 이강덕 시장은 “포항 영일만관광특구는 포항운하, 송도해수욕장, 죽도시장, 중앙상가 실개천과 야시장, 영일대해수욕장, 환호공원 등 여러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의 강점을 육성·발전시켜 글로벌 해양문화관광 도시로 한 단계 성장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포항시는 해돋이 명소로서의 명확한 지역 정체성, 동해안 해안선 도시 중 최장인 204km에 이르는 천혜의 해안절경과 풍부한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한 강점과 특구 지정으로 탄력을 받게 될 해상케이블카 설치, 워터파크 등 오션테마랜드 유치, 형산강과 바다를 잇는 수변공간 조성 사업 등에 시민의 역량을 결집해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와 같이 시가 ‘포항관광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시민들에게 거대하고, 웅장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에게는 그렇게 희망적이고 기대감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 이유로 국비 322억원, 도비 24억원, 시비 154억원, 포스코 300억원, LH 800억원, 총 1천600억원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어 2014년 1월 준공된 포항운하가 그 대표적 이유다.

당초 공공시설에 도로와 조경, 수경, 녹지 등을 조성하고 상업시설에 워터파크, 비즈니스호텔, 여관, 테마파크, 수변상가 등을 조성해 이탈리아 나폴리항을 능가하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포항시의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운하 주변 상업시설용지 매각 협상을 이뤄내지 못해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심어 주었다.

따라서 포항시는 ‘포항관광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거대하고 웅장한 청사진을 시민들에게 제시하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신중하고 세밀한 검토와 예측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포항은 포스코라는 철강산업의 대기업이 자리하면서 산업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았고, 지금도 그렇다. 이러한 산업도시라는 대외적 이미지에서 관광도시로의 탈바꿈은 말처럼 쉬운 일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특히 포항시는 최근 미래전략 핵심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로봇·첨단 신소재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기술개발 및 소재·부품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활로를 열어나가는 한편 ㈜에코프로비엠의 영일만산단에 이차전지 양극소재 생산 제1공장과 안전로봇실증센터 준공 등을 통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을 주도한다는 야심찬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포항이 명실상부한 관광과 산업도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만 있다면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하지만 국내외 여러 도시의 사례를 살펴볼 때 두 가지를 동시에 성취한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이에 포항이 관광의 르네상스냐 아니면 산업의 르네상스냐 어느 한쪽을 분명히 선택해 집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 선택은 오로지 포항시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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