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강가에서 발견된 갈암 이현일이 세운 정자 '계정' 석각/영양군
경북 영양군에서 조선 중기에 퇴계 이황 학맥을 이어 영남학파(嶺南學派) 거두가 된 갈암(葛庵) 이현일(李玄逸)이 건립한 정자인 계정(谿亭) 석각(石刻)이 발견됐다.

14일 영양군에 따르면 이영재 영양산촌생활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지난 12일 영양 수비면 신원리 강가에서 이현일이 요산유수(樂山樂水) 삶을 실현한 계정 석각을 발견했다.

이현일(1627∼1704)은 영산서원(英山書院) 원장을 지낸 석계(石溪) 이시명(李時明·1590∼1674)과 최초 한글 요리책인 음식디미방을 저술한 여중군자 장계향(張桂香·1598∼1680) 둘째 아들이다.

그는 20대 중반에 들어선 1653년 부모가 낙토(樂土)를 찾아 더 깊은 산속으로 은거를 선택하자 모시기 위해 수비면 신원리로 이주해 수산유허비(首山遺墟碑) 부근에 갈암이란 집을 짓고 19년 동안 살았다.

갈암이 지은 계정기(谿亭記)에는 어느 날 아버지를 모시고 동쪽에서 흘러들어오는 신원천 가를 걷다 기이한 바위와 물소리가 어우러진 명승지를 찾아 계정을 짓고 후세에 남기기 위해 바위에 두 글자를 새겼다고 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수백 년간 잊힌 갈암 선생 정자를 다시 찾음으로써 수산유거지 복원을 실증적으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