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영천시립도서관 지산홀…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첫 발
이 신문이 중요한 이유는 발행시기, 제작방식, 희귀성 이 세 가지 때문이다. 지금까지 세계 최초의 활판 방식 일간신문은 1660년 독일에서 발행된 ‘라이프찌거 짜이퉁 Leipziger Zeitung’이다.
‘활판인쇄 일간지의 효시’ 라는 이 독일신문보다 83년 앞서, 조선 1577년 선조10년에 활자조판방식을 이용한 상업용 일간신문인 ‘민간인쇄조보’가 간행됐다.
손으로 쓴 필사신문에서 활자 나라인 조선시대에 걸맞게 근대신문의 제작방식을 이용, 활자를 순서대로 끼워 맞추는 조판방식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서 매일 간행하는 일간신문을 만들어냈다. 신속성과 상업성을 갖춘 신문이 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조수정실록’의 기록에 보면 활자로 매일 간행하고 배달을 했으며, 사고파는 상업용 일간신문으로 기록돼 있다.
이 신문의 희귀성으로 조선왕조 ‘선조실록’과 율곡 이이의 경연일기인 ‘석담일기’, ‘선조 수정실록’에 ‘민간인쇄조보’의 존재를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까지 그 실물이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근대신문의 역사가 시작되던 19세기 후반 언론학자인 육당 최남선·구당 유길준·민세 안재홍 등이 100년 전부터 “이 신문을 찾기만 하면 우리나라가 세계최초의 활판 신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 조선의 최초 신문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많은 학자들이 관련 실체가 없는 ‘민간인쇄조보’에 대한 논문이 10여편이 나왔으나 그 실물을 보지 못하고 쓴 논문이었다. 그런데 그 민간인쇄조보가 2017년 영천에서 유일하게 발견되자, 언론학자들이 ‘기적이다’ 라는 한마디로 대신하고 있다.
경북도 유형문화재 521호로 지정된 ‘민간인쇄조보’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경수 청운대 교수가 ‘조선시대 민간인쇄조보 편간의 역사와 의미’, 김영주 전 경남대 교수의 ‘1577년 민간인쇄조보의 언론사적 의의’,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서지학 ‘16세기 목활자 인쇄와 조보인쇄의 가치’, 이민희 강원대 교수 ‘민간인쇄조보의 유통과 독서’, 서호철 한국중앙학연구원 ‘1577년 민간인쇄조보의 내용과 사회사적 의미’를 각각 발표한다.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이 주최하고 영천시가 후원하는 이번 학술세미나는 영천의 문화재가 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첫 발을 내딛는 행사이다.
김치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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