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나누는 대화 통해 사유와 공감 녹아 있는 수필

▲ 장숙경 수필집 '바람같이'

“아이를 두고 평생을 직장생활에 미친 듯이 뛰어다녔고, 이런 과정에서 나는 가족들에게 못할 짓을 많이 했다. 또한 사회생활이란 걸 하느라 나 자신의 마음도 다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많이 다치게 했다. 이때 나를 지탱해준 힘이 수필이었다. 때론 격려가 되었고, 때론 도피처가 되었고, 때로는 자신을 정화시켜주는 촉매제가 되었다. 때로는 고운 마음을 갖는 순간도 있었다.”

장숙경 포항시평생학습원장이 수필집을 냈다.한줄기 바람같은 생애를 살다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되내임을 닮은 '바람같이'(교음사)란 수필집이다.

“초고층 아파트 옥상층에 사는 그는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베란다를 향해 네 식구 모두가 일렬로 가지런히 눕는다고 했다. 밤하늘의 별들이 창으로 가득히 쏟아져 들어올 때면 고요히 숨을 죽였다가 때로는 아빠가 내는 귀신소리에 창이 부서져라 큰 소리로 웃기도 한다고 했다. 내가 뭘 남겨주겠어요, 아이들에게 남겨줄 건 추억밖에 없잖아요? 감탄하는 나에게 별스럽지않다는 투로 덤덤하게 말하는 사람은 삼십대의 동료직원이었다.”-‘우리집 유산은요’중

장숙경의 ‘바람같이’는 보이지는 않지만 가슴과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폭넓은 사유와 공감을 펼치고 있다-정목일

“내 살아 있는 동안에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채울 수 있는 지혜를 지니고, 얼어붙은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봄바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그의 잔잔한 마음이 수필집에 녹아 있다.

작가 장숙경

'수필문학'으로 등단(2004), 경북문인협회·형산수필문학회·한국수필문학가협회 회원, 현 포항시 평생학습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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