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현 연세대 식품영양학 3년

2011년에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양 방류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비해, 해양 방류의 위험성과 당위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내로라하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이럴수록 국민들은 더욱 객관적인 자료를 숙지하고, 각 분야의 주장과 근거를 파악해 주체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전기’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이다.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을 통해 사용량을 충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0% 이상의 발전량이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방사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사고가 날 경우 매우 위험한 시설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국제원자력 기구의 기준으로 1986년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인류 역사상 2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이다. 문제의 최초 시발점은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였으나, 직접적인 원인은 원자로가 용융, 폭발했을 때 원자로를 지은 비용이 아까워 해수로 이를 식히지 않은 도쿄전력의 미숙한 대처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행히 직접적인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는 1명에 불과하나, 방사능 누출의 무서운 점은 피해가 지속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근처 지역의 토양과 동식물은 오염되었고, 이를 섭취하고 암에 걸린 피해자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방사능이란 무엇인가? 방사능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같이 불안정한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내뿜는 전자기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사능을 굉장히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물질이 그렇듯 방사능 역시 그 정도에 따라 유용성과 독성이 나뉜다. 양을 잘 조절할 경우, 몸 속을 들여다 보아 치료에 활용할 수도 있고, 식품을 살균할 수도 있다. 이렇듯 일본이 현재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는 것도, 그 안에 녹아 있는 방사성 물질, 그 중에서도 삼중수소의 양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삼중수소의 독성 기준에 따라 학자들의 의견이 나뉘는 것이 오염수 해양 방류의 핵심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국제적, 경제적 역학관계에 더해 인명을 포함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독성을 나타내는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자는 찬성, 반대 측의 주요 주장과 근거를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찬성 측은, 삼중수소가 전혀 위험성이 없는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정수기 물을 포함해 우리 주변의 모든 가공식품에는 삼중수소가 함유되어 있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에 의해 대기 중에 산소나 수소의 핵이 깨질 경우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물질이라고 한다. 이렇게 전세계에 생성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1년에 약 200g정도 되고, 대부분이 비로 내리며 순환한다고 한다. 그 중 동해에 내리는 삼중수소는 연당 약 5g정도 되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 양은 약 3g정도로,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에서도 방류 기준(L당 6만 베크렐)을 맞춰 해양 방류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반면, 해양 방류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입장은 삼중수소가 몸에 축적되어 DNA를 변형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농도에 상관없이 위험성이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처리에 최대한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바다에 방류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일본의 행동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인접국인 우리나라는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일본은 전 세계에 오염수 처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인류와 환경에 최선이 되는 선택을 해야한다. 필자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시사 문제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주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디 전 국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주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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