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조회자 및 조회 방법 유포자 법적 대응 검토
-평가원, 서비스 취약점 검토 예정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수험생 300여 명이 성적을 미리 확인하는 이른바 ‘성적 유출’사태가 벌어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혼란을 야기해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전 유출을 확인하면서도 "수능 성적은 당초 예정대로 4일 오전 9시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고 인증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
다른 네티즌들이 ‘성적표를 어떻게 확인했느냐’고 묻자 원 게시글 작성자는 성적확인 방법을 올렸으며 이후 1~2시간 만에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인증하는 글로 넘쳐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수능 성적 유출’논란 확인 결과 “1일 저녁 9시56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2분 사이에 졸업생 312명이 2020학년도 수능 성적을 사전 조회해 출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조회한 성적은 올해 본 수능 성적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원은 “학생 312명은 이 서비스에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 후 ‘소스 코드’의 취약점을 이용해 연도 값을 ‘2020’으로 변경했다”며 “기존 수능 성적이 있는 졸업생(재수생)에 한해 가능했으며, 다른 사람의 성적은 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는 과거 수능 성적에 대한 증명서를 제공하는 대국민 상시서비스로 성적 공개 예정일(4일)을 앞두고 사전 모의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수능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와 올해 수능 성적 데이터가 연결돼 있었는데, 일부 응시생이 이 사실을 발견해 성적을 조회한 것이다.
평가원은 상황을 인지하고서 이날 오전 1시33분 관련 서비스를 차단했다.
이번 성적 유출에 대해 일부 수능 응시생들 사이에서 “형평성에 맞게 전체 성적을 조기 공개하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평가원은 일정대로 4일 오전 9시에 성적을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채점 일정에 따른 성적 출력물 점검, 진학 상담 등 고교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일정대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사전에 성적을 조회한 312명에 대해서도 성적을 예정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을 사전 조회한 312명이나 조회방법을 온라인에 유포한 응시생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형사 고발 등 법적 대응은 ‘법률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적 사전 조회가 가능하던 약 3시간 반 동안 수험생들이 서로 표준점수와 등급을 비교해 ‘공식 등급컷’을 유추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일각에서는 “성적 사전 조회가 주말 동안 진행됐던 논술 등 대학별 고사 도중에 이뤄졌다면 사전 조회자들에게 유리한 정보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돼 평가원의 책임소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평가원은 “수능 성적 출력 서비스. 웹 성적 통지 서비스, 성적증명서 발급 서비스, 대학 수능 성적 온라인 제공 서비스 등 수능 관련 서비스 전반의 취약점을 점검하겠다”며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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