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1966년 이전에 출생한 만 53세 이상의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66%나 감소했다. 순이익은 2분기에 반등했지만 3분기에 658억원 손실로 바뀌었다. 매출 하락에 단기 환율급등으로 인한 환손실까지 악영향을 미친 탓이다. 창사 이래 처음인 현대제철의 희망퇴직은 자구책 일환이다.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내년 철강경기가 심각하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줄었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에 따라 올해 30% 일반경비 절감에 나서는 `코스트 이노베이션(Cost Innovation) 2020`을 추진하고 있다. 고효율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비용을 철저히 통제한 결과 상반기에만 1200억원가량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불필요한 자산도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연결기준 올해 영업이익으로 간신히 4조원대를 맞추겠지만 내년에는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전방산업인 자동차·조선업 등이 침체에 빠지면서 함께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철광석·석탄 등 철강 생산의 재료 및 용광로 연료비까지 급등했다. 원재료비 상승분은 전방산업 침체에 따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며 수익성이 급락했다. 현대제철의 희망퇴직 바람이 철강업계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포항기업 넘버 1, 2, 3의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지역경기 불황으로 이어진다. 원가절감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들과 연관된 협력사, 용역사들도 함께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이밖에 철강관련업체의 동반하락은 포항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포항에 제2의 IMF 사태가 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이 포항지역 경제의 최대 위기라는 말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항시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첨단산업 진흥과 기업 유치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모든 산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건설경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포항지진으로 인한 부동산가격 하락 등 최악인 건설경기를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능동적인 인·허가를 통해 경기를 부흥시켜야 한다. 혹시라도 올해와 같은 내년 업무계획을 작성했다면 전면 수정을 해서라도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내년 포항경제에 대해 포항시장과 공무원들이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 위기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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