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10위권 밖에서 구단 내외부에서 끊임 없는 노력으로 파이널A 진출, 시즌 4위로 '유종의 미' 거둬

▲ 지난 1일 울산 현대와 '동해안 더비'에서 4:1로 대승을 거둔 후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김기동 감독에게 헹가래를 하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제공
‘하나원큐 K리그1 2019’에서 포항스틸러스가 마지막 경기이자 라이벌 전인 ‘동해안 더비’에서 4:1로 승리를 거두면서 ‘킹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지막 경기서 울산 현대는 포항을 상대로 무승부로 비기기만 한다면 지난 2005년 이후로 14만에 시즌 우승컵을 들 수 있었지만 포항의 막강한 공세 앞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한편, 포항스틸러스는 최종 성적만 두고 보자면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올해 초 포항은 FA컵 32강 탈락 충격과 더불어 K리그에서 10위 아래로 추락하며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포항은 K리그1 8라운드 대구와의 원정경기서 3골차의 완패 이후 전임 최순호 감독을 경질하고 김기동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쇄신을 노렸다.

새로 부임한 김기동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통해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해나며 기존 선수가 갖고 있는 장점을 보다 부각시키고 잠재력 있는 신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기동 감독 체제 아래서 측면 수비수로 뛰던 완델손은 K리그1 최고 수준의 공격수이자 ‘크랙’으로 떠올랐고, 중원에서 활약한 신인 이수빈은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2년차 공격수 송민규는 드리블을 통한 과감한 돌파로 경기마다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젠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공격 옵션으로 거듭났다.

김기동 감독의 리더십과 더불어 ‘플레이어 퍼스트(Player First)’ 철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풋볼 퍼포먼스 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파워 프로그램 및 컨디셔닝을 통한 체력향상과 부상방지, 효과적인 재활운동을 통한 부상선수의 빠른 복귀 등 선수단 운영에서 시너지 효과를 본 포항은 부진을 딛고 4연승을 내달리며 반전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17라운드에서 강원FC와 4:5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분위기는 급속도로 안좋아졌다.

경기서 포항은 4:0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후반 71분이 지나고 25분 동안 충격적인 5골을 허용하고 K리그 사상 최초로 4점차 역전패를 당하며 치욕적인 역사를 기록했다.

양흥열 포항스틸러스 사장은 직접 나서 비상조치 방안을 수립하고 선수단과 소통하며 경기력 향상 지원에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했다.

경기력 향상 방안의 일환으로 과학적인 선수 관리의 일환으로 개인별 맞춤 영양 컨설팅을 제공해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매 경기 후 피로와 통증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급속냉각요법(크라이오 테라피)을 비롯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정기적으로 전문가를 초빙해 선수별 심리상담과 특강을 실시해 선수들이 지난 결과와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포항은 스카우트 시스템을 개선해 전력보강이 필요한 선수의 영입을 이어지게 만들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동안 문제로 주목받던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하고자 일류첸코 선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선수를 영입했다.

구단 스카우터가 3개월 이상 유럽에 체류하며 충분한 검증을 통해 영입한 두 선수는 올 시즌 전체의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0개의 공격포인트(일류첸코: 18경기 9득점 2도움, 팔로세비치: 16경기 5득점 4도움)를 기록하는 등 포항의 공격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또한 우수한 기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에서 출전기회가 적었던 중앙 미드필더 최영준을 임대 영입해 중원을 더욱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K리그 파이널 라운드A, B의 기로를 결정짓는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라이벌 울산을 상대로 0:1로 끌려가던 포항은 후반 41분 팔로세비치의 동점골, 추가시간 2분 이광혁의 극적 결승골로 2:1로 역전승하며 정규 라운드 5위를 기록해 파이널A에 자력 진출했다.

포항은 파이널 라운드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K리그1의 가장 중요한 팀으로 떠올랐다.

파이널 라운드의 최종 라운드까지 우승팀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포항은 울산을 4:1로 대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2019 K리그1 우승팀’ 결정에 가장 중요한 ‘킹 메이커’ 역할을 하며 K리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기동 감독은 우승팀 감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9 K리그1 대상’ 감독상에서 단 2표차로 2위를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에서 포항이 기록한 최종결과는 4위로 AFC 챔피언스 리그(ACL)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하지만 구단 차원에서 풋볼 퍼포먼스 센터, 영양 컨설팅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수단 차원에서 김기동 감독을 중심으로 짜임새 높은 경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포항의 2020 시즌은 보다 높은 곳을 기대할 만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한 달간의 휴가를 떠난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은 오는 2020년 1월 3일부터 소집해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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