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대 시인

북풍 몰아치는 밤
오동나무 아래
서성이는 나를 비추는 저 달아
푸른빛 띠는 그림자
네 보지 못하였느냐

지난 봄
장끼 한마리
뜰안 서성이기에
내 도반이나 삼자 하였건만
그 꿩
나를 보더니
날개만 퍼득였다네

이제와
가만 생각해보니
이 밤
외롭기 마찬가지여서
쓴 웃음만 맴도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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