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은 취업자 수, 고용률, 취업률 등 3대 지표가 4개월째 개선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자는 지난해 동기대비 33만1천명 늘어 지난 8월 이후 넉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3.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 대구 고용률은 58.3%로 지난해 11월보다 0.5%포인트 내렸다. 경북은 63.5%로 0.3%포인트 상승했다. 15∼64세(OECD 기준) 고용률도 대구(64.5%)는 0.4%포인트 하락하고 경북(68.7%)은 0.5%포인트 올랐다. 취업자 수는 대구(122만6천명)가 1만2천명이 줄고 경북(147만3천명)은 7천명이 늘었다.

고용지표가 외형상으로 개선되긴 했으나 고용의 질은 나빠졌다. 제조업 일자리, 30, 40대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세금을 쏟아 만들어낸 노인들의 단기 일자리 등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11월 고용동향에서 60대 이상의 취업자가 40만8천명 늘어 2개월 연속 40만명대 증가세를 보인 것이 이를 입증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30대가 2만6천명, 40대는 17만9천명 취업자 수가 줄어 24개월째 동반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40대 일자리는 48개월째 줄고 있고 감소 폭(-1.1%포인트)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컸다.

이들이 고용시장에서 밀려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들의 일자리 퇴출은 곧바로 가정 경제의 파탄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30, 40대는 경험과 추진력을 갖춰 직장에서 주축으로 일할 나이고, 가정에서는 한창 학교 다니는 자녀들을 키울 시기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30, 40대가 일터에서 밀려나면 중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사회 전체의 소비가 줄어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고용 불안을 외면하고 일자리 질의 개선을 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상태를 보면 일자리 개선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자리의 95%를 만들고 있는 민간 기업의 활력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규제 혁신, 노동 생산성 향상, 산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50~60대 장년층이나 청년층, 빈곤층에 집중된 일자리 대책도 개선해야 한다. 30대나 40대 실업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신규 일자리 창출을 막는 ‘타다 금지법’과 같은 사례를 만들어선 미래가 불투명하다. 국가 경제의 허리인 30, 40대의 실업난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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