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건립지가 4개 구·군 치열한 경합 끝에 달서구 두류정수장 자리로 결정됐다. 신청사 입지 결정이 2004년 처음 건립 계획을 세운 이후 15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대구시내 8개 구·군별로 무작위 표집한 29명씩 모두 232명, 여기에다 전문가 10명, 시민단체 8명이 더해져 총 25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은 지난 20일부터 2박 3일 합숙 논의를 거쳤다. 후보지 4곳을 돌아보고 22일 신청사 입지 7개 항목별 평가로 입지를 정했다. 전문가가 제시한 항목별 가중치와 과열 유치전에 따른 감점 결과 등도 반영했다. 달서구는 1천점 만점 기준 최종 평가에서 648.59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북구(628.42점), 중구(615.27점), 달성군(552.51점) 순이다. 신청사 입지 결정에 숙의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로 꼽히며, 표집 인원 기준 전원이 응소해 100%의 참석률을 기록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신청사 건립지인 두류정수장은 165만㎡ 규모 두류공원을 끼고 있다. 죽전역·감삼역·두류역 등 대구도시철도 2호선 3개 역이 인접하고, 2021년 준공하는 서대구 KTX 역사도 멀지 않다. 대구시는 내년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 뒤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도시관리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1년 기본·실시설계, 공사 입찰·계약 후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신청사는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사용하는 지역 랜드마크 성격을 띤 '복합행정 공간'으로 건립한다. 신청사 건립에는 부지 비용을 제외하고 3천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대구시는 추산하고 있다. 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망 확충 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를 두고서는 기존 시청사가 있는 중구, 구 경북도청 터를 강조한 북구, 옛 두류정수장 유치를 희망하는 달서구와 달성군 화원읍을 내세운 달성군 등 4개 구·군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들 유치 후보지들은 각종 여론전 등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탈락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후유증도 우려된다. 하지만 각 지자체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김태일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 위원장은 "대구 미래가 달린 중요한 정책 결정의 권한을 시민이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최고 수준의 민관 협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신청사 입지는 시민의 뜻과 합리적 절차에 따라 입지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탈락한 지자체들은 대구 발전을 위해 선정 지역에 박수를 보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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