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입양된 장기 실종 아동이 32년 동안 그리던 가족 품에 안겼다.

2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2년 전 길을 잃어 가족과 헤어진 뒤 미국으로 입양된 손동석(37)씨가 경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가족들을 다시 만났다.

이날 오전 여성청소년수사계에서 손씨와 그의 가족들이 30여년만에 상봉했다. 평생 아들을 찾았던 손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아들을 끌어안았다.

손씨는 영어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나는 당신과 똑같이 생겼다. 오랫동안 찾고 싶었다"고 말하며 어머니 품에 안겼다.

앞서 손씨는 대구 경찰이 많은 해외입양인들의 가족을 찾아준 것을 알고 장기실종수사팀 담당자의 이메일로 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수사팀은 실종아동의 입양기록을 확인하던 중 손씨가 1987년 2월 11일 대구 동부정류장에서 발견돼 대성원(현 대구아동복지센터)에 입소한 것을 확인 하고 대구아동복지센터의 협조를 얻어 실종아동의 실제 이름이 ‘손동석’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경북 영천에 살았던 그는 출근한 엄마를 찾는다며 버스를 탔다가 대구까지 와 미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실종아동의 이름으로 1992년부터 주소변동이 없는 손동석 1명을 확인했고 조회 대상자의 형에게 연락한 결과 어릴 적 동생을 잃어버린 사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손씨의 형은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였는데 동생을 찾았다니 꿈만 같다”고 말하며 감격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확한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우편으로 실종아동의 DNA 샘플을 송부 받아 어머니의 DNA 샘플과 비교 의뢰해 최종적으로 친자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에 “32년 동안 찾고 있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은 지난 1월 38년 전 예식장에서 길을 잃어 미국으로 입양 간 조슈아라이스의 가족을 찾아주는 등 현재까지 해외입양아동 26명을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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