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저문다. 세월이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새해를 맞은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이다. 이제 2019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희망을 안고 한 해를 기원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야의 종소리를 들어야 할 시간이다. 누구나 이맘때쯤이면 한 해 동안 살아온 날들을 반추(反芻)해보게 된다. 아마 보람이나 즐거움보다 아쉬움이 더 많이 남을 것이다. 열심히 뛰었지만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돌리고 싶다. 하지만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어느 해인들 그렇지만 올해는 유난히 시끄럽고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대형 사건과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격동의 시류였다. 특히 경기 침체로 서민들은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만 했다. 대내외적인 환경 역시 좋지 않았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핵 위기가 다시 고조됐고, 수출 규제 등 한일 관계는 싸늘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공방은 정치권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갈라놓았다.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동물국회가 1년 내내 지속됐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버닝썬 게이트 등 우리 사회의 부패상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또 지난 가을에는 링링, 타파, 미탁 등 태풍 3개가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농업, 농촌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태풍으로 침수와 낙과 피해가 발생하면서 출하를 앞둔 농업인의 속은 타들어갔다. 울진과 영덕 등 경북동해안 지역의 태풍 피해가 극심했다. 아직도 피해복구가 끝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9월 우려했던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국내에서도 첫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발생 초기 신속한 대응으로 전국 확산을 막았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포항의 경우 지열발전소가 일으킨 촉발지진이 올해 주요 뉴스 1위로 뽑혔다. 다행스럽게도 포항지진특별법이 해를 넘기지 않고 국회를 통과했다.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철길숲 준공을 통해 새 녹지 문화공간과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는 시민주도형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2위,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와 영일만관광특구 선정 등이 주요 뉴스로 선정됐다. 이렇듯 궂은일도 많았고 경사도 많았다. 잊고 싶은 일일랑 세밑의 어둠에 묻어 버리자. 그리고 남은 아쉬움일랑 새해에 달성하고픈 소망으로 넘기자. 숨가쁘고 힘겹게 달려온 2019년, 어려운 한해였지만 잘 버티고 이겨낸 우리 모두를 격려하고 다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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