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일 수필가

작년 연말, 각 언론사마다 2019년 10대 뉴스를 발표하였다. 2019년도 여느해처럼 다사다난했다면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선정한 중요한 뉴스를 선별하였다. 계속 언론에 노출되어 누구나 예상했던 사건들은 거의 모든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였지만 그렇지 않는 사건도 있다. 언론사별로 뉴스를 다루는 비중이 상대적이고 선별한 기준도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 연초에는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었다. 보통 충격적인 내용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사고로 유발된다. 이런 사고들은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사건이라는 의미로‘갑툭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과연 갑툭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언론에서 다루는 주요 뉴스는 아무래도 정치기사가 많다. 정치적 사건은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을 한다. 수많은 사람과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시로 상황이 변한다. 사회나 경제 현상도 마찬가지다.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수많은 현상들이 스스로 변화하며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니 우리사회에서 갈수록 예측가능성이 없어지는 것 같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이런 시대에 인간보다 계산이 훨씬 정확한 AI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뉴스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나 사회와 같은 복합적인 사건이 아니면 예측할 수 있는 사건들도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예측이 가능한 분야가 있다. 일정한 프로세스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일은 다음에 일어날 사건이 결정되어 있고 예측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상예보에 따라 며칠간의 날씨를 미리 알 수 있다.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결정되어 있는 변화도 예측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수학계산처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예측할 수 있는 사건으로서 변화가 크지 않으면 임팩트가 적다. 게다가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 같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은 뉴스로서 가치도 없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는 말도 있다.

2020년이 되었다. 올해 연말에도 변함없이 언론의 지면에는 10대 뉴스가 발표될 것이다. 올해 한해동안 어떤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져 10대 뉴스를 장식하게 될까? 역시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4월에 실시될 총선의 결과 정도는 10대 뉴스에 뉴스에 뽑힐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떤 내용이 될 것까지는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 수 없다.

각기관이나 사회단체에서도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하기도 한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삼아 매년도 10대 뉴스를 선정하여 발표하는 기관도 있다. 이런 뉴스들은 철저하게 기관이 하는 일이나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외부에서 예측할 수 있는 사건도 당연히 뉴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뉴스는 기관의 실적으로서 가치가 있다. 그래서 연말에 결산의 일부로서 함께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으로서 한해의 10대 사건을 정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신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성공했거나 혹은 실패했거나 간에 어떤 결과가 되었더라도 자신에게는 중요한 일들은 분명히 있다. 이를 기록하기 위해 뉴스의 형식으로 만들 수 있다. 요즘 SNS가 활발하므로 개인의 사건을 뉴스로 만들 수도 있으며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것 같다.

한해가 시작되는 지금 2020년 10대 뉴스를 미리 만들어 보면 어떨까? 기관이나 개인의 일은 국가나 사회전체의 일보다는 예측하기 쉬울 것이다.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상황을 통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있는 뉴스는 활동의 목표가 된다.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 결과는 반드시 뉴스에 포함될 것이다. 연말에 한해를 되돌아볼 때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좋은 뉴스가 현실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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