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낙제점 받아도 재수탁하면 평가 자체에 의미 없어"

대구시가 민간위탁사무 평가에서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한 업체를 올해 위탁기관으로 다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대구경실련과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 8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위·수탁 적격자 심사위원회'를 열어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이하 패션협동조합)을 위탁기관으로 선정했다.

위탁기간은 1년이다.

심사위원회에는 위원 7명이 참석해 목표 적합성, 전문역량, 사업계획평가, 재정 능력 등 4가지 항목을 심사했다.

시는 "정보보호 의무에 따라 구체적인 채점표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패션협동조합이 경쟁 상대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또한 "선정 과정에서 편파성을 없애기 위해 평가 위원 점수 가운데 최고·최하 점수를 하나씩 없애고 나머지 5개 점수 평균이 70점 이상인 업체 중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패션협동조합은 2018∼2019년 대구시 민간위탁사무 운영성과 평가등급에서 최하 등급인 '마' 등급(52.99점)을 받은 바 있어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 평가등급은 대구시가 공표하지 않았지만, 대구경실련이 확보해 지난해 10월 언론에 알린 것이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50점대 점수를 받으면 재위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낙제점을 받아도 재수탁하는 사례가 생긴다면 수탁기관이 열심히 할 이유가 사라지며, 평가 자체에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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