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장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아쉬움이 남는 과거의 시간을 뒤로하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 소망을 위해 꿈과 희망을 담은 계획을 세우며 노력을 기울인다.

비록 또 한해가 지나고 아쉬움과 반성의 시간이 반복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간직하며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이러한 과정에서 크고 작은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매일 산업현장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뜻하지 않게 생명과 건강을 잃는다. 꿈과 희망은 고사하고 한 가정이 큰 불행으로 내몰린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매년 사고로 희생되는 노동자가 1천여명, 하루에 3명 가량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2018년부터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3대(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2022년까지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것이 목표이다.

지난해 정부는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2019년은 그 수가 855명으로 전년 대비 116명(11.9%)가 줄었고, 사고사망만인율도 처음으로 0.4%대 진입하는 등 우리도 사고사망을 획기적으로 감축 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이에 고용노동부는 2018년부터 전국 지방관서별로 민관협력 안전보건 거버넌스를 운영하여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국민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인 고 김용균 사망사고를 계기로 30년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하여 제도를 대폭 개선했다.

그 내용은 첫째, 법의 보호 대상을 근로자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대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배달종사자까지 확대했다.

둘째, 유해·위험한 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금작업과 수은·납·카드뮴의 제련, 주입 등의 작업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사내하도급을 금지를 하였고, 급성독성 및 피부부식성 등이 있는 물질의 취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안전 및 보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사내 하도급 하려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셋째, 원청이 안전·보건조치를 취해야 하는 장소의 범위를 현행 화재·폭발 등 22개 위험장소에서 원청 사업장 전체와 원청이 지정·제공한 장소 중 원청이 지배·관리 가능한 장소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화재·폭발 등 21개 위험작업 장소)로 확대하고, 원청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경우의 처벌 수준을 현행 보다 대폭 상향하여 원청의 책임 범위와 처벌수준을 강화했다.

넷째, 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자 위반에 대한 사업주의 처벌 수준도 강화했다. 그 내용은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를 사망하게 하는 죄를 5년 내에 두 번 이상 범하는 경우 형의 1/2까지 가중하도록 하였고, 법인에 대한 벌금형의 상한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고,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를 사망케 한 자에게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하는 경우에는 200시간 내의 범위에서 수강명령을 병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건설업 재해 예방을 위한 발주자 및 도급인 조치사항을 마련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 비공개 심사, 일정 규모 이상기업 대표이사의 안전보건계획 수립 의무 부과 등 많은 내용이 개정되어 법 조문이 39개 늘어나 현행 136개에서 175개로 변경됐다.

이렇듯 개정법이 보호대상을 확대하고 도급인 등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런 부분도 있겠으나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건강이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서 이는 비용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는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현장의 안전과 보건은 우리 사회 구성원의 행복을 지켜주는 초석이고 산업안전보건법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다.이번에 시행되는 전면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에서 잘 뿌리 내려 안심일터를 조성하고 앞으로 선진국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안전보건문화가 정착되어 더 이상 산재 사고로 희생되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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