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서명수의 신중국사용설명서<39>]신중국은 악의 축인가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창궐하면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식이 도를 넘고 있다.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식당에서 ‘중국인출입금지’로 표출되고 있고 중국출신 조선족 동포들의 고용을 기피하는가 하면, 아예 야당 최고위원은 물론 전문가집단인 의사협회마저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국가차원의 집단적 히스테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초기 감염정보를 축소 은폐하는 바람에 지금의 속수무책 상태를 초래한 중국공산당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진핑 체제가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보도들을 연일 내놓고 있다. 1억여 명에 이르는 공산당원이 세포처럼 포진해 있는 중국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고 예단하는 것은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을 받아도 싸다.

이번 사태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맞서 싸우며 초강대국 반열에 오르려던 ‘슈퍼차이나’ 중국의 기세에 주목하던 언론이 ‘만리방화’라는 검열과 통제시스템으로 전 국민을 통제하는 통제사회의 어두운 면에 거듭 주목하고 나서는 것은 중국사회의 개방과 민주화에 나쁘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중국의 유수대학 교수 등 지식인들이 웨이보 등에 잇달아 언론의 자유를 지적하면서 ‘목숨을 걸고’ 체제비판대열에 나선 상황도 속속 크게 보도되고 있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로 패닉 상태에 빠진 중국인들이 신중국을 이끌고 있는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책임에 대해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어서면서 중국인의 일상마저 위협받고 있다. 도시는 봉쇄되었고 여행의 자유도 제한되고 심지어 수도 베이징에서는 3인 이상이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것도 금지됐다. 발열 등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세가 있는 이웃을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500위안의 포상금을 주고 자진신고하면 1,000위안을 주겠다는 당국의 ‘당근책’에도 전 중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숙지지 않고 있다.

춘절 당일 중앙정치국 상무위를 열어 산하에 ‘영도소조’ 구성을 지시한 시 주석이 모처럼만인 10일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 전염병과의 전면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사스이후 17년 만에 위기 대응에 대한 중국의 국가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까지의 중국정부의 대응이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중국인을 무차별적인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반인륜적인 행위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철도나 지하철에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소리만 들려도 화들짝 놀라 자리를 피한다는 보도나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에 한국 특파원이 타자, 중국인으로 오인해서 멀찌감치 떨어져 앉더라는 기사는 자극적이다.
서구인의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다름없다. 우리 역시 ‘지저분하고 잘 씻지 않고, 위생관념이 부족하다’는 등의 중국인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오랫동안 갖고 지금과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사실인양 믿는 것이 문제다.

중국없이는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 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중국을 ‘악의 축’인양 비난하고 매도하고 있다. 중국이 어려움에 처하면 우리가 더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바보처럼 말이다. 단 한 명의 중국인도 입국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청정해지는가?

당장 중국이 춘절연휴를 연장하면서 중국내 공장을 멈추자, 현대차는 야심차게 내놓은 GV80 등의 신차생산을 하지 못하고 공장문을 닫아야 하는 일이 빚어졌다. 중국내 부품공장이 가동되더라도 봉쇄된 고속도로망 등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물류공급이 불가능하다. 중국인 입국금지를 통해 국민건강을 지키자고 외치는 의사협회는 그동안 ‘성형의료관광산업’의 견인차가을 중국인이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중국공산당 지도부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위기에 처한 중국을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으로서 대하면 어떨까. ‘선과 악’의 흑백논리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신종 전염병과 싸우는 이웃나라를 봉쇄하고 불구경하듯이 멀찌감치 바라보는 것은 21세기 문명국가가 저지르는 범죄다.

대경일보   webmaster@dkilbo.com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경일보 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