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인적사항과 직업, 동행자 실명까지 SNS에 공유
지난 21일 포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개인정보를 담은 공문서가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와 SNS 등에 빠른 속도로 퍼져 시민들에게 공유됐다.
이 문서는 포항시남구보건소 보건정책과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보고'라는 자료로 관계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보여진다.
유출된 사진은 확진자의 인적사항과 직업 등 개인정보 내용이 그대로 표기된 채 장시간 인터넷 상에 방치됐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포항남부경찰서는 조만간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최우선이므로 조사 단계에서 예방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구체적인 수사는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서귀포시 확진자 이동경로' 문서를 촬영한 사진이 급속도로 퍼졌다.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 문서는 제주도 코로나19 두 번째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관련한 지자체 내부 문서로 밝혀졌다.
유출된 내용에는 확진자가 이용한 택시 차량번호와 버스 노선, 동행한 사람들의 실명까지 포함돼 있었다.
서귀포시는 23일 내부 문서 유출자가 시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공무원이었다고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며, 경찰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문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청주 30대 부부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청주시 내부 회의자료도 외부로 유출됐다.
외부로 유출된 자료에는 지난 22일 청주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제출된 문서로 확진자 부부와 가족의 이름과 나이 및 직업 등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이 문서는 외부로 유출되면서 인터넷 카페, SNS 등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유출한 모 공무원이 다음날인 23일 오전 사이버수사대에 자진 출석을 해 공무상비밀누설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시 성북구청, 경남도청, 양산시청 등에서도 확진자의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내부문서 유출이 발생했다.
포항의 한 시민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관련 공무원들이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내부문서를 아무런 생각 없이 유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건소, 지자체 등의 사전 유출 방지대책과 유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류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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