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26일 현재 대구·경북에서만 1천명을 넘어섰다. 첫 환가자 나온지 8일 만이다. 신천지 교인 전수검사가 진행중이어서 확진자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확진자 치료를 위해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의료현장은 감염 가능성이 높은 데다 심할 경우 생명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의료진은 두꺼운 방호복 차림으로 음압병실에서 환자를 돌보는가 하면, 선별진료센터나 보건소 등에서 검체 채취 등 검역활동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숙식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밤을 새워 일하고 있다. 각 병원에서 지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의료진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아름다운 헌신이 이어지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부족한 의료인력을 메우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구와 경북으로 자원해서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26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파악된 대구 의료봉사 자원 인력은 의사 11명과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2명, 임상병리사 32명, 병원 행정 직원 40명 등 205명이다. 이 중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을 휴업한 뒤 자원한 의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각 병원에 투입돼 일하고 있다. 더 감동을 주는 것은 24일 저녁 모집을 시작한 이후 25일 오전 10시까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의사 6명, 간호사 32명, 간호조무사 8명, 임상병리사 3명, 행정직 10명이 지원을 신청했다고 방역 당국이 밝혔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적절한 포상이나 예우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을 포함해 20명 이상의 의사·간호사가 감염됐고 격리 조치된 의료진은 26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의료진이 확진 환자의 17%를 차지하는 바람에 의사가 모자라는 의료 대란 위기도 있었다.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되는 의료진도 많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자원해서 바이러스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숭고한 헌신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생명을 앞세우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인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

이제 의료진과 방역요원들이 치료와 방역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자원봉사 의료인들이 대구와 경북으로 달려가고 있다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더 많은 의료·방역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병실과 의료 장비, 물품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친 의료진에게 힘을 주는 국민들의 격려 또한 필요하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과 방역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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