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만 지원 집중, 경북 최일선 병원 의료진들 환경 최악

▲ 대구 전담병원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국민들의 응원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에 대한 민간차원 물품 등의 지원이 대구에만 집중되면서 경북지역 최일선 병원의 의료진들은 최악의 진료환경에 지쳐가고 있다. 급기야 포항의료원 16명의 간호사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떠나면서 의료진 근무환경에 대한 당국 및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포항의료원에는 73명 정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 중으로 100여명이 넘은 의료진들이 확진자 치료를 위해 장기간 퇴근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을 폐쇄하고 이곳을 의료진 숙소(휴게소 겸)로 사용하는 있으며, 마스크, 손소독제, 물티슈 등 기본 물품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포항의료원 노조관계자는 “의료진들이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열악한 생활환경에다 기본적인 생필품이 절대 부족하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에서 대구 전담병원에 대한 지원이 쇄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경북에는 당국의 즉각적인 지원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밖에 놓여 있는 실정.

포항의 한 의료인은 “경북 전담병원에는 마스크 한장도 없어서 의료진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고, 선별진료소에는 생수 한병도 지원이 없다는 동료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자녀를 둔 상태에서 열악한 환경을 견디다 못해 포항의료원 간호사 16명이 사직한 것과 관련, “병원 측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이 전파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현장 의료진들은 “힘든 의료진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최일선 의료진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포항의료원은 2일부터 입원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확진자 전문병동으로 전환해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결국 경북도와 포항시가 확진자 병상 확보에 매달리는 사이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다수 의료진들은 전담병원 지정 후 격리된 채 퇴근 없이 치료에 매달리면서 체력이 바닥난 데다 열악한 환경으로 ‘코로나19’ 전염 위험에도 노출돼 최일선 의료진에 대한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포항의료원 등 경북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에는 의사 19명, 간호사 582명, 방사선사·임상병리사·행정요원 587명 등 총 1천88명이 500여명의 확진자 치료에 투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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