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 등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인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의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건물주들이 상생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월세·관리비·전기료조차 충당하기 힘들 정도로 매출이 급감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중소 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힘든 때이다.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는 전주에서 시작됐다. 전주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최근 3개월 이상, 10% 이상 임대료 인하를 내용으로 한 ‘상생선언문’을 발표하자 전주 전통시장과 옛 도심 건물주 11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후 전국 각지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포항시 등 대구와 경북 자치단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최악의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있는 대구와 경북지역 자치단체들의 움직임은 더 활발하다. 지역사회 운동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포항시의 경우 착한 임대료 범시민 운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기가 침체되자 선제적 조치로 전통시장 5일장 휴장에 따른 시장사용료를 감면했다. 또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개정으로 시 소유재산의 재산가액을 5%에서 1%로 인하하는 한편, 시 소유 관련기관의 휴업기간에 따른 임차인에 대해 임대기간 연장 등 다각도로 지원키로 했다. 특히 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시민 모두가 상생하기 위한 포항사랑 나눔 임대료 운동을 전개하며, 점차 민간으로도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범시민 차원의 포항사랑 나눔 임대료 운동 물결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주와 안동 등 경북도내 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로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도 화답하고 나섰다. 상반기 동안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내려주는 임대인에게는 인하분의 50%를 세금에서 깎아주고, 정부·지자체 소유 재산의 임대료를 3분의 1로 내리기로 했다. 또 코레일 등 103개 공공기관의 임대료도 6개월간 20~35% 내린다.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대구와 경북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우리 모두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상인들이 살고, 상권이 돌아가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모두가 상생 정신을 발휘하면 위기 극복은 더 쉬워진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처럼 전국 곳곳으로 더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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