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TK(대구·경북) 주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늘고 있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북의 경우 경주에 출마한 정종복 예비후보가 지난 16일 미래통합당 경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영천·청도 선거구에 통합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된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이날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밝혔다. 안동 권택기 후보와 권오을 후보가 무소속 연대를 선언한 데 이어 박승호(포항남울릉) 예비후보는 18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백승주(구미갑)·김석기(경주) 의원 등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12개 선거구의 대구에서도 무소속 출마가 이이지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달서갑의 곽대훈 의원이다. 컷오프 된 이후 지난 13일 4·15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며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다. 탈당이라 해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북구을 공천에서 배제된 주성영 전 의원은 17일 구암동 운암지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밖에 컷오프되거나 험지출마를 요구받은 현역들의 반발이 심상찮아 무소속 출마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신선한 공천으로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됐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판단을 믿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민의 뜻을 무시한 사천(私薦)으로 전락했다. 모두가 만족하는 공천이란 역사 이래 없었다. 그러나 듣도 보도 못한 후보를 TK에 내리꽂은 것은 심했다. 공천이 공명정대하게 이뤄졌다면 무소속 출마 러시는 없었을 것이다. 미래통합당 텃밭에서 무소속 출마는 지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향후 4년간 의회권력을 좌우할 국회의원을 뽑는 의미에 더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2022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런 막중함을 감안하면 이제 공천을 마무리하고 공약 대결에 나서는 등 선거 본연의 경쟁에 분주해야 함에도, 비례대표 선출을 둘러싼 논란과 공천 불복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지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구태 정치가 만연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화려한 스펙에 현혹되지 말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진정 헌신할 수 있는 선량을 뽑아야 한다. 구태 정치를 반복하는 후보자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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