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군세 삼성 1억원, LG 5억7천만원

삼성과 LG그룹은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한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이다. 이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국내 경제 비중은 따로 언급할 가치도 없다. 두 그룹의 관계를 표현하자면 용호상박(龍虎相搏)이다.

두 그룹은 추구하는 회사의 브랜드 전략도 비슷하다. 최근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정부 협력 관계도 그러하다. 이들 두 기업은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대구·경북지역에 병상이 부족하자 영덕과 울진에 있는 회사 소유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과 LG! 두 그룹의 기업 논리만큼이나 영덕과 울진 두 지역 역시 맞수 관계에 놓인적이 있었다. 대게 논쟁이 그 좋은 예다. 20여 년 전 민선자치시대가 개막되면서 울진군은 그동안 ‘영덕대게’로 알려진 대게에 대한 원산지 논쟁을 벌였다.
생산량은 울진이 더 많지만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집하장이 영덕이 되다보니 영덕대게라고 불려졌다. 이후 양 지자체는 홍보 및 음식 개발까지 사사건건 경쟁 전선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 지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역사적으로 맞수 관계다. 심지어 도민체육대회와 축구경기까지 양 지자체의 자존심을 걸 정도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리적으로 이웃하고 있는 양 지역에 삼성과 LG라는 국내 기업의 연수원도 나란히 들어섰다, 직선거리로 불과 10여km 정도의 거리에 지역의 명산이라는 칠보산과 백암산 자락 명당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이 두 기업의 연수원이 국민의 관심을 모은 것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삼성이 먼저 정부 측에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겠다고 제언하자 곧바로 엘지가 나서서 울진연수원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삼성과 LG 두 그룹은 영덕과 울진에 있는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면서 또 한 번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홍보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두 기업의 통 큰 기부에 연수원이 소재한 영덕과 울진군 지역 주민의 반응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힘 있는 정부와 지방정부를 대하는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인 것은 세금납부액이다.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지방세는 모두 11개 세목. 이 중 취등록세 등 6가지가 도(道)세이고,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담배세, 지방소득세 등 5개가 군(郡)세다.

이 중 제일 비중있는 세목이 재산세와 지방소득세, 삼성 영덕연수원은 부지 9만2천251㎡(2만7천905.93평)에 숙소 7개동, 교육시설 2개동, 부대시설 1개동 등을 갖추고 있다. LG연수원은 부지 1만2천243㎡(3천710평)에 167실의 객실과 대온천장, 양식과 한식당, 실내수영장 등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이 영덕군에 내는 연간 군세는 약 1억원 내외, 삼성과 영덕군(양측 모두 취재에 무응답)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그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연간 1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LG측은 2018년도 1억5천만원, 2019년에는 5억7천만원 정도를 울진군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의 경우 재산세가 4천여 만원, 지방소득세가 4억6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규모 면에서 삼성에 비해 절반 정도인 LG가 세금은 역으로 배 이상 많이 냈다. 이같은 차이의 원인은 지방소득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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