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민주노총 포항지부장

▲ 김용수/민주노총 포항지부장
얼마 전 친구들과 대화하다 요즘 주변에 감기 환자가 줄어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말 그렇다. 환절기인 이맘때면 주변에 흔하게 보이던 감기 환자를 거의 볼수가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인해 손 자주 씻기, 마스크 착용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건강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서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일 것이다.

음식점 조리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여 요식업의 위생 관리가 철저해지고, 시민들의 위생에 대한 눈높이가 전보다 한결 높아졌다. 요즘 음식배달 업계도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나, 계좌입금으로 선결제를 하고 난뒤 음식은 초인종을 누른 후 문앞에 갖다놓는 비대면 배달이 정착되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젊은시절 일화 한 토막이다. 당시 논 한 마지기에는 농사가 잘 되어도 쌀 두가마니 정도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이 회장에게는 논 두 마지기가 있었는데, 한 마지기에는 벼를 심고 그 옆 논 한 마지기에는 미꾸라지 새끼 일천마리 정도를 넣어서 길렀다고 한다.

가을에 수확을 했을때 벼를 심은 논에는 쌀 두가마니가 생산되었지만 미꾸라지를 기른 논에는 미꾸라지가 두배나 늘어나 이천 마리 정도가 됐는데 이는 쌀 네 가마니 정도 금액이었다고 한다.

그 다음해에는 아예 벼를 심지 않고 미꾸라지만 길렀다. 한 마지기에는 작년같이 미꾸라지 일천 마리를 넣어서 길렀고, 다른 논 한 마지기에는 미꾸라지 일천마리와 메기 스무마리를 같이 넣어서 길렀다.

놀랍게도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같이 넣어 양식한 논에는 메기들이 미꾸라지를 제법 잡아 먹었음에도 옆 논보다 미꾸라지가 두배인 사천 마리 정도로 늘어났다. 늘어난 미꾸라지를 모두 팔았더니 쌀 여덟 가마니에 해당되는 돈을 벌게 됐다고 한다.

미꾸라지들이 천적인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도망 다니느라 더 활발히 움직이고 생존본능이 강화되어 더 열심히 번식하고 더욱 강인해졌던 것이다.

이병철 전 회장의 유명한 일화처럼 코로나19가 국민들의 긴장도를 높여서 우리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바꾸는 촉매제가 되었다.

매일 저녁 벌어지던 불필요한 술자리가 눈에 띄게 줄었고, 과다한 지출이 줄어들고 건전한 소비로 전환되는것도 긍정적인 신호인 것이다. 아버지들이 일찍 귀가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 내고 있고, 가족공동체가 회복 되는 것도 아주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특정 종교도들의 집단감염으로 이단,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국민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과 콜센터 노동자의 집중감염으로 인해 콜센터 노동자의 극도로 열악한 근무환경이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져 이를 개선시킨 것은 전화위복이 되기에 충분했다.

수십년 동안 관광객에 의해 오염되어 죽음의 하천에 비유됐던 이탈리아 베니스의 운하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가지않게 되자 다시 맑아져 물고기가 노니는 운하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수만명이 목숨을 잃고 앞으로도 어떤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지구촌 최대의 재앙인 것은 분명하다.

학교 개학이 3차례나 연기되고 자영업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엄중한 시기지만 우리나라가 그랬듯이 이 질병의 끝은 분명이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긴장감 없이 흥청망청했는 가에 대한 반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전염병 퇴치를 위해 지금도 의료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다시한번 경의를 표하며, 비록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국민들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나 자신,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사회 전분야에서 메기에게 먹히지 않고 강하게 생존할 수 있는 보다 강한 면역력을 키울 것을 응원한다.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나면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하고, 대한민국은 더 강인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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