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려버린 4·15총선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의 심장이라 일컬어지는 TK(대구경북) 선거판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TK지역을 텃밭으로 두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지난주 사실상 이 지역 공천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통합당은 TK 공천에 앞서 현역의원 50% 이상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칼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 바람을 피하지 못한 지역구 현역의원들은 강한 반발을 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우후지실(雨後地實)’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다. 통합당의 이번 총선 공천 칼바람이 봄바람을 불러일으킬지는 지켜봐야 할 과제이다.

또,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기 위해 밭을 뒤 엎고 고른다. 통합당 역시 이번 총선을 위해 TK 텃밭을 갈고 새 씨앗을 뿌렸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진통과 잡음이 무성하고 아직도 그 여운이 감돌고 있다.

통합당이 뿌린 새 씨앗의 열매는 얼마 남지 않은 총선 결과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는 지역을 넘어 이번 총선정국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선 때만 되면 당과 지역구를 떠나 공천으로 인한 후폭풍은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이는 각 정당별 공천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잠 재우기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4·15총선이 8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각 정당별 총선 결승주자들이 속속 결정된 가운데 통합당 TK지역 총선 후보 확정 주자들이 칼바람을 헤치고 본선 고지에 올라섰다. 다음달 2일부터는 상대 당 후보들과의 치열한 한판 승부의 막이 오른다.

이에 통합당 TK 총선 주자들은 텃밭이라는 상징성과 지역적 성향을 등 뒤에 엎고 있다는 자만과 오만을 버리고 오로지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신성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그 이유는 지난번 총선이나 지자체단체장 등 선거에서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민심이 결코 예전처럼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가 그렇게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깝고 친할수록 더 잘해야 된 다”라는 말을 가끔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통합당이 내세우은 TK 텃밭이라는 의미 또한 지역 보수 민심이 보수정당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통합당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되고, 다시금 깊게 되새겨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통합당 TK총선 주자들은 이 시점에서 이러한 민심을 이용해 당선만 되면 된다는 구시대적 정치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섬김과 낮은 자세로 상대당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할 것이다.

아울러 총선에 나선 주자들은 선거이후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승자든 패자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코로나19 사태와 총선으로 흩어진 민심을 다시 하나로 뭉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