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철저히 지키는 민족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키고 안식일은 유대인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기원후 64년 7월 18일에 로마시에 대화재가 발생했다. 이 거대한 불길로 로마제국 도시의 절반이 잿더미가 되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네로가 자신의 황금 저택을 짓기 위해서 또 당시 로마시보다 더 찬란한 도시를 건설하고 싶어서 불을 냈다고 확신했다. 어떤 역사가는 로마시가 화염에 싸여 있을 때 네로가 팔라타인(Palataine)의 탑 위에서 수금을 타면서 트로이의 멸망을 노래했다고 한다. 네로가 저지른 많은 악행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은 네로의 근위대장 티겔리누스(Ofonius Tigellinus)였는데, 역사가들은 그가 악마 같은 천재였다고 기록했다.

네로 황제는 자신이 화재를 계획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자 그는 자신의 안전에 위험을 느꼈다. 그는 책임을 전가시킬 희생양이 필요했다. 바로 기독교인들이 불을 지폈다고 덮어 씌운 것이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고대 로마 신들과 황제 숭배를 거절하여 이미 경멸과 비난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사도바울과 베드로가 순교를 당하게 되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자의 밥이 되고 때로는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되거나 또는 화형에 처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목숨 걸고 지키듯이, 기독교인들도 주일을 생명같이 지킨다. 주일을 지키는 이유는 성경에 분명히 기록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중에 제4계명이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계명이다. 그리고 주일은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가 부활 하신 날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주일을 즐겁게 지키고 기쁘게 지킨다. 이것은 누가 강요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주일을 목숨 걸고 지키는 것이다.

사실 주일예배 강행이라는 말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너무나 어색한 말이다. 주일예배는 강행이 아니라 마땅히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일 성수는 기독교인들의 기본이고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교회가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은 헌금 때문이 아니다. 주일성수는 하나님의 명령이고 성도들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사실 온전한 예배는 몸이 예배당에 와야 하고, 구약에는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듯이 헌금(제물)을 드려야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려야 온전히 드리는 예배가 된다. 우리 주님은 과부의 두 동전도 기쁘게 받으시는 분이고, 우리들이 어디서 예배를 드리든지 주님은 기쁘게 받으시는 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부분의 교회도 정부의 지침에 잘 협력하고 있다. 주일예배를 제외한 모든 예배(주일오후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와 모임을 중단하고 있다. 심지어 주일 식사도 각자 집에 가서 먹는다.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로 집에서 영상예배를 드리고, 영상시설이 없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는 방역을 철저히 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2미터를 유지하고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부와 종교는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정부가 종교인들에게 방역을 철저히 해드리겠으니 코로나19 전염병이 빨리 소멸 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해야 한다. 코로나를 해결하는 데는 물론 의술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개인의 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의 손길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주일(일요일)은 달력에도 붉은 글씨체다. 멈추라는 신호이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주일은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기념하는 날이고 동시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다. 기독교인들이 주일을 잃어버리면 방향과 길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주일을 잃으면 기독교인으로서의 살맛이 사라지고, 삶의 목적도 잃게 되고, 삶의 의미도 상실하게 된다. 기독교인의 힘은 주일에 있다. 주일이 자신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을 생각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젊은 청년들이 주일성수에 대한 의지가 사라질까 걱정이다. 어쩌면 예배당에서 주일예배가 멈추어 지는 것이 너무 편리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또한 집에서 편하게 영상으로 예배드리면 되지 꼭 주일 날 교회 가야할 이유가 있겠는가? 하는 잘못된 생각들이다.

코로나19 전염병을 위해서 정부는 정부의 할 일이 있고, 의료인은 의료인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종교인들은 종교인들이 해야 할 사명이 있다. 서로 다른 고유한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협력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