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제6회 6.4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저마다 공약을 남발해 유권자들을 혼동시키고 있다. 중국의 백가쟁명시대, 제자인 자공이 "현재 정치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경멸하는 어투로 "도량이 협소하고 식견이 천박한 이들이니 말해서 무엇 하겠느냐"라고 답했다고 한다.

자진리콜이 없는 무능하고 부도덕한 후보자를 가려내 심판하는 것은 투표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소중한 주권 행사를 통해 민심을 이반하고 정당과 정파(政派)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후보자는 낙선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선거 때 순간의 선택 잘못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계속 침체 늪으로 빠져드는 불이익을 당하며, 수년 동안 후회 속에 살아온 일을 시민들은 수차례 경험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당선만 되면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을 별 안중에도 없이 제 멋대로 시민혈세를 집행하고, 독단적으로 각 사업은 물론 인사 때는 전횡을 일삼는 등 이를 반대하면 짓밟아 버리는 폭군행세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말 안 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도지사에 당선되면 한 해 수 조원의 예산을 다루게 되는데 출마자 가운데 소양과 비전, 콘텐츠, 정책수행 능력을 갖춘 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도 있는지 가려봐야 한다.

하지만, 후보들은 능력부재를 떠나 쉽게 표심에 영합하고 매달리는 인상을 주고 있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결정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지켜보면 혈연, 학연, 지연, 역학적 관계 등 모든 경우의 수가 총 동원되고 부작용도 뒤 따른다.

연고주의와 온정주의는 자칫 부정부패의 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는 명확하고 깨끗한 도덕적 나침판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고 있고, 유창한 말보다는 열린 귀를 가지고 듣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내뱉는 미사여구에 홀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한 시민들은 나중에 자신의 손가락을 장(醬)에 지지고 싶다고 후회한 적이 있듯이 그만큼 미래의 선택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한 번의 선택이 가져다 줄 엄청난 재연 돼서는 안 된다.

오는 6·4일 선거 때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 경북지역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 후보를 뽑느냐, 그렇지 않고 지연과 학연 등에 얽매여 예전대로 하느냐는 투표자에게 달려 있다.

지방선거의 주권이 처절한 투쟁 끝에 얻어진 민주화의 산물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하며, 선의(善意)를 가진 유권자들의 '집단지성‘이 결국 세상을 바꾸는 희망이자 대안이라는 것을 염두(念頭)에 둬야 한다.

선거는 비전을 겨루는 게임으로,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책임 있게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지금은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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