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캔버스가 아닌 금속 표면 위에 깨알 같은 텍스트를 써내려가며 화면을 구성하는 '정인희 작가'의 회화가 소개된다.
점, 선과 같은 기본조형에 집중하며 좋아하는 색을 탐색하는 작업에 치중했던 작가는 몇해 전 생활터전을 제주로 옮긴 후 변화된 미세한 감정상태를 작품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정 작가에 의하면 지난 시간 작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힘들어하며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던 차에 '제주'로 삶의 환경이 바뀌게 되었고 자연스레 주변에 놓인 사물, 풍경을 바라보고 말을 건네며 그들과 소통하면서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것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됐다.
작품 주제는 책, 산, 바다와 같은 작가가 바라보는 일상풍경으로 확대되고 이는 화면위에 활짝 펼쳐져 있거나 수북이 쌓여있는 '책'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그 안에서 나온듯한 작은 '텍스트'로 구성돼 있다.
작성했던 메모, 듣고 보았던 음악과 책, 좋아하는 영화목록 등 일기처럼 써내려간 자신의 이야기가 가득한 텍스트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생기 가득한 색 면으로 어우러져 특유의 밝은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와 문화사업본부로 하면 된다.
김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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