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칼럼-좋은 文學 경북지회장 박진성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임이 완전히 드러났다. 물질만능과 사욕에 눈이 먼 사람들의 부도덕과 반인륜적 의식이 초래한 참사인 것이다.

지난달 대통령 담화에서 국가개조를 천명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해양경찰 해체와 안기부 개혁 등 구체적인 처방을 내놓으며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 관피아 관행 등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개혁을 약속했다.

대통령의 의지대로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져서 우리사회가 건강한 상식이 통하는 보다 살만한 사회로 한 단계 성숙해 지길 기대해 본다.

그러기위해서는 이제 국회도 변해야 한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선출된 직후 앞으로 대통령에게 어려운 고언(苦言)도 서슴치 않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1기 내각은 받아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여당 원내대표가 민심을 있는 그대로 생생히 반영하는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국정운영에 큰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임 최경환 원내대표는 취임하면서 민심을 대변할 때는 당이 앞장서서 청와대를 견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당이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범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40여 년 동안 정치, 경제, 치안, 민선도지사를 두루 거친 다양한 경험에다 충청권의 대표성을 띤 3선 중진의원이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도지사직을 자진 사퇴할 정도의 결의와 소신도 강한 편이다.

그가 하기에 따라서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수습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새정치연합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영선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제1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에 오른 박 원내대표는 3선 중진이며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앵커 출신이다.

지난해 말 새해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겨 오전 5시 무렵에서야 통과된 데는 외국인 투자촉진법 개정안에 대한 그의 반대가 원인이 됐다.

세월호 관련 국정조사나 특검에 대한 두 원내대표의 시각은 차이가 있지만 총체적인 국가시스템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충분한 대화와 설득과 협의를 통해 국회차원의 해법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19대 국회 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120여개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아 불량국회라는 오명을 듣게 만들었다.

또한 5월 국회에서는 관피아의 척결을 위해 박 대통령도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에게 빠른 시일내에 통과를 당부한 김영란법 또한 계류중에 있다.

일이 터져 국민여론이 들끓을 때는 불쑥 금방이라도 해치울 것 같다가도 여론이 숙지면 어물쩍 시간 끌기로 눈치만 보는 이런 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두 원내대표와 새 국회의장은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해 본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회부터 법과 원칙을 지켜지는 국회로 개조되지 못한다면 국민의 실망은 절망으로 바뀔 것이다.

이제 지방 동시선거도 끝이 났다. 국민들의 의중을 여야당 모두는 깊이 새겨 중차대한 국가 개조에 국회가 앞장서 주길 거듭 기대해 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성공할 때보다 좌절하고 실패할 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패하면서 인생의 쓴맛을 보았을 때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에 국가개조는 국회개조로부터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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