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법무부·검찰 등 주요 요직 두루 거친 전문가… 秋장관 시절 좌천 인사 겪어

 윤석열 당선인 최측근…'조국 사태' 계기로 운명 공동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한동훈(49)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지명하자 정치권과 언론은 ‘파격’,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다. 한 후보자는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 검찰 조직에서는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최측근 인물이다.

윤 당선인은 한 법무장관 후보자 발탁 배경에 대해 “20년간 법무부와 검찰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수사와 재판, 검찰 제도 법무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며 “법무 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사법 시스템을 정립하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특히 ‘파격’ 기용이라는 평가에 대해 “법 집행 분야뿐만 아니라 법무행정, 검찰에서의 기획 업무 등을 통해 법무 행정을 담당할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며 “절대 파격 인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 업무 경험도 갖고 있다” 며 “제가 주문한 것은 법무 행정이 경제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무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법제도 정비”라고 언급했다.

한동훈 후보자는 1973년생으로 만 49세다. 서울 출생으로 경원중·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과정을 이수했다.
한 후보자는 대학교 4학년인 1995년에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하고 공군 법무관을 거쳐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검사생활 3년 차인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로 발령 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초임 검사 시절부터 특수수사에 두각을 드러낸 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특검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고,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맡아 이명박·박근혜 정부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당선인과 다시 호흡을 맞춰 성공적인 수사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자, 한 후보자는 반부패·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로 발령돼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윤 당선인이 2019년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을 때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로 이후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는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직후 부산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선출되면서 한 후보자의 명예 회복 기회가 돌아왔다. 최근에는 채널A 사건 무혐의 처분에 이어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발탁됐다.

한 후보자의 아내는 진은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외국변호사이며, 장인은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이다.

한 후보자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최태원 회장 구속 기소) △대검 중수부 시절 현대차 비자금 사건(정몽구 회장 구속 기소) △국정농단 특별검사팀(박근혜 전 대통령·최서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기소) △다스(DAS) 비자금·횡령 사건(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기소) △사법 농단 수사(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기소) 등의 굵직한 수사 성과를 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당선인의 한 후보자 지명에 대해 "경악", "기가 찬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용민 의원은 SNS를 통해 "한동훈, 고귀한 검사장에서 일개 장관으로 가는군요"라며 비꼬았다. 신동근 의원은 "정치가 의리와 오기와 보복이 판치는 느와르 영화같은 것이라 생각하는 건지,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힌다"고 개탄했다.

정청래 의원은 기사 링크를 SNS에 공유하고는 "경악, 믿어지지 않는다. 한동훈 윗 기수들 다 나가란 뜻?"이라고 적었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동훈 검사장이 김오수 검찰총장(20기) 보다 몇 기수 후배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윤 당선인이 '맞불을 놨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강욱 의원은 SNS에 "한동훈 법무부장관 지명, 검찰 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을 택한 묘수"라며 "역시 최대 공로자답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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