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경주시가 연일 중앙뉴스의 톱을 장식한지가 언제 또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경주시민들은 신라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왕도에 산다는 자부심에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도 배려하는 자세와 의로움을 갖추고, 때로는 참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어짊, 의로움, 예의, 지혜)인’들이다.

실례로 경주가 신라천년의 융성함과 번영함을 다시 한 번 되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 경마공원과 태권도공원, 등 수 많은 국책사업을 유치코자 노력했지만 정치적인 함수에 의해서 사업을 그르치고도 참고 또 참아왔던 경주시민이 이번만은 다르다.

언론을 통해서 보이는 현재 경주의 실상은 당장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정도로 위험해 보이지만 경주의 현실은 톱뉴스를 장식하는 것 만큼은 아니다. 경주시민들은 일상과 다르지 않다. 정신적으로는 힘들지만 평온하고, 차분한데 반해 언론과 정치권이 너무 크게 비화하고 키우는데 대한 비판을 일부 시민들은 정면으로 하고 나섰다.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우려해 주는 것은 좋으나 실상과 다르게 너무 크게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관광 1번지인 경주 이미지가 훼손될까 시민들은 심히 걱정된다고 말한다.

시민들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심하고, 혼란은 있지만 방송과 신문지면을 통해 비춰지는 상황처럼 건물이 수 없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져 폐허가 된 것처럼 표현은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과장된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경주시민 일부는 자칫 수 많은 방송과 신문들이 시청률과 신문판매를 높이고자 과장된 표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시민들은 “언론인 이라면 현재 처한 상황을 눈으로 보이는 사실대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 냉철한 전문인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신문 판매에 몰두한 나머지 과장된 기사와 표현을 난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또, 사고만 터지면 원전을 폐쇄하라고 떠드는 원전주변 지역 주민이나 환경·시민단체들까지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원전이 설치된 것과 방폐장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원전인근 3개 읍면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반문하며, “지원이라는 지원은 다 받으면서 무슨 사건만 터지면 폐쇄하라는 이 말들을 믿을 수 있느냐?”고, 하며, “폐쇄하라고 떠들지만 말고 폐쇄에 따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폐쇄를 운운하는 것이 맞는 말이 아니냐?”고 말했다.

어찌됐든 원전과 방폐장이 경주에 있는 것은 사실이고, 없애지 못한다면, 무작정 폐쇄를 부르짖을게 아니라 후손을 위해서라도 안전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당부하는 것이 상생의 지름길이 아닐까?

지금 경주시민이 처한 상황은 최악이다. 그러나 지진이 난 12일 이후 최양식 시장을 비롯한 경주시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을 비롯해 봉사자들이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들이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 상에서 지진과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에 동요하지 말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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