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원들의 무더기 해외연수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

포항시의회는 최근 각 위원회별로 연례행사처럼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복지환경위원회 해외연수를 시작으로 건설도시위원회(10월 7일~12일), 자치행정위원회(10월 11일~17일), 경제산업위원회(10월 17일~22일) 순으로 다녀왔다.

해외연수 국가는 중국, 대만, 싱가폴, 아랍에미레이트 등 이다. 견학장소를 보면 세계 3대 IT박람회인 두바이 정보통신박람회, 타이페이 시의회 방문,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 견학 등으로 포항시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소요경비도 만만찮다. 의원 및 직원 1인당 200만 원씩 들어가는 지자체 예산이 무려 1억 원 가까이다.

해외연수의 목적은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해외 선진도시를 견학하여 포항시 정책수립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한다고 의회 관계자는 밝혔다.

그럼 공무목적의 해외연수가 시민들에게 왜 구설수에 오를까? 포항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공무목적 보다는 관광 목적의 해외연수라는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초대부터 7대까지 시의원들은 수없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선진시설을 포항시 발전에 접목시켜 시민이 잘사는 행복한 포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지금까지 포항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의문부호다. 말 그대로 실적이 없다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생각이다.

포항시의회의 관광성 해외연수는 계속 논란을 빚어 왔지만 이를 견제할 기관이나 단체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를 민간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공무목적외의 관광성 연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한 시민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당초 목적처럼 포항시 발전에 필요하다면 당연히 추진돼야 하지만, 결과물이 없는 해외연수가 계속되기 때문에 관광성 해외연수라는 의혹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원회별 해외연수 중 경제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부터 22일까지 4박6일간 아랍에미레이트로 해외연수를 떠났지만 뒷 여운은 개운치 않다.

평소 의정활동을 전담하는 수행비서가 없는 부의장의 수행직원을 별도로 동행시켜 특권을 누린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정석준 경제산업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포항시의회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에서 부의장이 구성원으로 돼 있어 수행비서로 동행시켜 업무를 보조하는 것 이라는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오히려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키웠다.

부의장 수행비서로 동행한 직원은 포항시의회 사무국 L모 씨로 의회 개원 시 방청객 관리 등의 사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부의장의 수행비서로 동행한다는 규정에 없는 변명보다는 그동안 의회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로가 있어 이번 연수에 함께 한다는 솔직한 이야기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여행사 선정에도 말이 많다. 포항시의회는 가장 내실 있고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수경비가 1억 원에 가까운 시민혈세가 들어가지만 공무심의회부터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 목적이 관광인지, 업무추진의 연장인지 시민들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비난을 받아 가면서 해외연수를 강행한다면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물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외유성에 그치는 행위는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포항시의원이 이 같은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당초 해외연수목적에 부합하는 공무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사회부 김인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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