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사회2부장

최근 대구지역에서 사립학교 법인이나 관련자가 돈을 받고 교사를 채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돈을 받고 교사를 채용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교사뿐만이 아니라 교수 채용과정에서도 사학들이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3배수 내에 들어온 교수의 경우 재단 측에서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하거나 재단의 친인척과 연계해 돈을 가로채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사학재단이 자율성(학교의 건립 이념, 철학 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교사나 교수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사립학교(대학교 포함)에 들어가려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을 줘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최근 대구 달서구와 수성구의 중고등학교 교사채용 비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친인척을 중심으로 한 학교 경영과 사학의 자율성이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인사와 학교 운영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자 대구시교육청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사임용위탁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립학교 재단측은 학교의 자율성 침해와 상반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이에 시교육청은 교사 인건비와 비용을 감축하거나 학급 수 조정을 통해 사립학교 재단의 교사채용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경우, 교사와 교수채용 문제는 사학의 자율성에 해당되기 때문에 교육부와 교육청이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못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자율성이 중요한가 아니면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한가다.

사립학교에 있어 자율성은 학교 설립의 명분을 정당화시켜주지만 공정성과 투명성을 절대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사나 교수 채용에 있어 사학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부분과 도덕적인 측면에서 교육당국과 사립학교 재단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제도적인 측면은 사립학교 교사채용에 있어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사업비 모두를 부담하지 않는 학교나 대학들은 관할 교육청과 교육부의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교사들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받고 있는 사학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또 교육부로부터 각종 사업 지원을 받는 대학들은 국민들의 세금(국고)으로 대학의 주요 기자재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해서는 안된다.

도덕적인 관점에서도 사립학교들은 바른 인성과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수하는 사회화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의 교사는 학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교사채용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교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인성을 책임질 수 없다.

사학재단의 교사채용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도적인 개선책과 도덕적인 관점에서 사학재단의 인식전환이 강력이 요구된다.

사학 명문인 이화여대와 청담고 관련 교수와 교사가 부정입학과 출결 문제로 인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 사례에서 보듯이 인성교육의 정점에 있는 교사와 교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구 교육계에서 교사채용과 비리를 근절하는 방법은 세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사립학교에 대한 강력한 제도적 마련(법적인 기준 정립)과 도덕적인 관점에서 사립학교 재단 관계자의 변화된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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