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옥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소장

포항시에는 12만 명의 자원봉사회원이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권경옥(61)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소장을 만나 취임 3년을 맞은 소감과 함께 2년 동안의 활동 전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포항시자원봉사센터가 문을 연지 18년이 되었다. 관련법이 제정된 것은 10년이 됐다. 자원봉사는 개인의 자존감과 건강한 지역 사회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사회적 욕구 속에서 자원봉사센터는 지역 내의 자원봉사활동을 조정하는 중추기관으로서 지역사회 복지, 교육, 환경, 안전, 문화, 체육,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곳이다. 더불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자원을 네트워크화 함으로써 일상 속의 자원봉사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권경옥 소장은 동국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 포항시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40년 8개월 동안 했다. 은퇴 후 공직자로서 경험과 전공을 살려 2015년부터 자원봉사센터 소장에 취임한지 올해로 3년차가 되었다.

권 소장은 “자원봉사센터가 15년 동안 민간인에 의해서 운영되다보니 행정마인드가 많이 부족했다. 제가 취임하고 나서 전자결재 시스템, QSS 운영을 비롯한 행정경험이 센터를 운영하는데 밑바탕이 됐다.”며 첫 말문을 열었다.

포항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가 12만 명을 넘어섰고 1000여 개의 봉사단체가 등록되어 있지만 너무 복잡하고 정리정돈이 안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문서와 업무체계를 정리정돈하고 자원봉사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포스코 혁신팀 마스터와 연계해 매주 컨설팅을 받고 환경뿐만 아니라 업무시스템까지 개선할 것은 찾아 90%이상 쇄신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에서 열린 QSS평가 사례발표에서는 최고상을 수상, 격찬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는 업무프로세스를 공용화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소장은 공직 생활을 할 때부터 일에 대한 욕심이 남달리 많았다. 자원봉사센터 소장으로서 하고자 하는 사업이 많았지만 예산의 한계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한다.

취임 첫해부터 직원 인건비가 부족해 사업비를 줄이면서 최저 생계유지가 될 수 있도록 급여를 인상토록 노력했다. 복지시설이 열악한 환경에서 직원들이 신바람 나는 일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직원은 모두 8명으로 대도시와 비교하면 직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인근 경주시만 해도 12명이다. 또한 부족한 사업비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어서 모든 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삼호로 46번길에 위치한 현 자원봉사센터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재작년까지는 기쁨의 교회주차장을 이용했다. 그마저도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서 주차할 곳이 없다며 센터 안팎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권 소장이 부임한 후 가장 큰 보람은 사무실과 주변 환경을 개선한 후 직원의 모습이 밝아졌다면서 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과거보다 친절하게 대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그동안 열심히 일하는 봉사자에 대한 혜택이 전혀 없었다. 포항시와 협의해 100시간 이상의 봉사자는 골든 카드를 발급해 공영주차장 50%감면 혜택을 추진했다. 우수자원봉사자에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지만 포항시 담당과장은 특혜라고 어려워해서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장량동과 오천읍에 각각 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개소 거점센터를 만들었다. 봉사실적 등록을 하기 위해 자원봉사센터까지 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7월 시의원의 발의로 의회를 통과해 남·북구에 각1개소 자원봉사센터를 설립했다.

북구에는 지난해 7월부터 자원봉사자가 71,200명을 관리하고 있으며 남구에는 지난해 9월부터 54,000명을 관리하고 있다. 업무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명씩 교대로 근무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센터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거점센터의 장점은 자원봉사자가 멀리 가지 않고도 자기 동네의 수요층에 맞춰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가 사는 곳에서 봉사한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어 효과가 크다고 한다. 올해는 2개소를 더 확대할 계획이며 센터의 목표는 전시민이 자원봉사를 생활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7년에는 거점센터를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2개소의 센터 운영이 성공적이었기에 계속 추진하면서 재능봉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포항향토청년회와 MOU를 체결하고 포항문화봉사단 기획으로 아세만사(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음악회를 9월에 개최했는데 2시간 공연에 자리가 없었다면서 재능봉사 20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하겠다고 했다.

권 소장은 실시간 자원봉사활동 실적관리를 위한 스마트폰 자원봉사 실적관리(NFC)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적입력 오류에 대한 민원을 해소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센터를 찾아오지 않아도 봉사활동 시간에 대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자원봉사자가 신바람이 나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민, 기관단체의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시간에 얽매일 필요 없이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봉사, 따뜻한 마음이 담긴 자원봉사로 지역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동안의 아쉬움과 각오를 밝혔다.

자원봉사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생각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참된 가치를 만들어나가는데 그 가치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은 없으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서 우리들은 살아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눌 때 살맛나는 건강한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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