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부장

 

포항시 산불감시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마을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뻔한 대형 화재를 막고 불길과 연기 속에 갇힌 할머니를 구해낸 미담이 있어 화제다.

17일 오전 11시께 신광면 우각1리에 거주하는 최모(87세) 할머니는 아궁이에 군불을 피워놓고 방에서 일을 하는 사이에 불이 붙었다. 불은 부엌 안에 가득 쌓아둔 장작더미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불이 난 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산불감시요원 박정민 씨로 신광면 우각리에서 약8km 정도 떨어진 만석리 고주산 정상의 산불감시탑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희미하게 솟아오르는 연기를 발견한 박 씨는 곧바로 무전으로 감시원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상황을 파악한 산불감시 기동요원인 차동래 씨는 화재 현장으로 지체 없이 달려갔다. 건축된 지 70여 년 된 최모 할머니의 목조슬레이트집은 불이나자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현장에 도착한 차 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집안에 뛰어들어 최씨 할머니를 구출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당시 최 할머니는 화재가 난 것도 모르고 방안에 설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어 차동래 씨의 신고를 받은 신광면 의용소방대에서는 5분 뒤 살수차를 동원해 지원했고, 10분 뒤 북부소방서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박정민 씨와 차동래 씨 뿐만 아니라 산불감시원 10명도 함께 소방관을 도와 화재 진화에 나섰다.

1시간 20분정도 지나자 화재가 어느 정도 진화되었으나 지붕 속의 불씨가 살아나 연기가 계속 나자 인근 작업 중인 굴삭기를 긴급 동원해 건물 1동을 완전히 해체해 화재를 마무리했다.
산불 감시원의 신속한 조치로 마을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대형 화재사고를 예방하고 최씨 할머니가 거주하는 아래채만 태우고 불씨는 사라졌다.

화재로 최씨 할머니가 기거하는 건물은 소실됐고 신광면에서는 최 씨 할머니를 위해 대한적십자사와 경상북도공동모금회를 통해 긴급 물품을 전달했으며, 할머니는 마을의 친척의 집에 임시 거처로 옮겼다. 또 신광면 새마을부녀회에서 성금을 전달하고 할머니를 위로했다.

최씨 할머니는 “대골 사람(차동래 씨) 아니었으면 나는 저 세상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강덕 시장은 1월 19일 간부회의시 유공 산불감시원에 대해 “산불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로 자칫 온 마을이 불탈 대형 화재를 예방했고, 거동이 불편한 최씨 할머니도 무사하게 구해낼 수 있었다”면서 “산불감시요원들의 노고에 포항시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노고를 치하해 표창패를 수여했다.

신광면에 근무하는 13명의 산불감시요원들은 평소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으며, 특히 박정민 씨와 차동래 씨의 눈부신 활약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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