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중 포항곤충먹거리연구소 대표

2015년 6월 포항시 남구 대송면 운제리에 처음 문을 연 포항곤충먹거리연구소 주명중 대표를 설 연휴 기간에 만났다. 주명중 대표(34)는 재작년 지인의 소개로 곤충식품(고소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면서, 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판매처 확보가 쉬워 대중화하기 쉽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최근 기존 단백질 대체 식품으로 떠오른 슈퍼푸드 고소애(애칭)는 우리말로 ‘갈색거저리’(농진청 등록명)로 불린다. 밀웜(mealworm)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색거저리는 현재 식품원료로 허가가 나있고 모든 음식에 사용되고 있다.

곤충식품 ‘고소애’는 열량과 단백질 섭취가 높아 수술환자들의 회복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작년 말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위장관 수술을 받은 환자 34명(90%가 암환자)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곤충식품인 고소애를 환자들에게 제공했다.

두 그룹의 열량·영양소 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정맥영양을 공급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곤충식 환자 대조군 환자들보다 열량은 300kcal가량, 단백질 섭취도 1.5배 이상, 지방도 2배 이상 많았다. 또한 곤충식 환자들은 수술 후 체중 손실이 -1.0%, 대조군 환자들은 -2.7%로 곤충식을 먹은 환자들이 체중손실이 덜한 것으로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주로 골격과 근육으로 구성된 제지방량은 곤충식 환자에서 1.4% 증가, 대조군 환자에서는 오히려 3.5% 감소했다. 제지방량은 수술 후 합병증, 생존율 등에 미치는 요인이다. 실험에 사용된 곤충식품 갈색거저리(고소애)는 국내 식용허가 1호 곤충으로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풍부(총 지방산 중 70% 이상 차지)해 환자식으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의 박준성 교수(강남세브란스 간담췌외과)는 “수술환자에게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은 상처 회복·면역력 보강·제지방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남세브란스 연구팀의 연구에서 단백질을 요구량의 80% 이상 섭취한 환자는 갈색거저리 환자식을 섭취한 20명 중 12명(60%)이었으나 기존의 환자식을 섭취한 14명 중 4명(29%)에 그쳤다. 곤충식품을 먹은 후 이상반응은 한 건도 없었다.

고소애(갈색거저리, 밀웜)의 한의학·양의학적 효능은 기침, 가래, 토혈 치료, 중풍과 반신불수 등의 치료효과가 있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식이요법에 도움이 된다.

경북 울진 후포가 고향인 주 대표는 학교를 졸업하고 건축업에 뛰어들어 7년간 일을 배웠다. 하지만 건축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갈수록 어려워지자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현재 곤충사육 관리는 부모님이 주로 하시고 주 대표는 홍보 및 판매에 직접 나서고 있다. 포항은 곤충산업에 대해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빨리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주 대표는 “곤충식품(고소애)은 현재 표준화된 사육지침이 전무한 상태로 도구나 기성화 된 제품이 안 나와 있어서 우리나라보다 많이 발전된 중국에 가서 선별기계를 수입하고 있으며 무역상이 없어서 직접 가서 필요한 것을 구입해 와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고소애는 생존력이 강하다. 다른 곤충에 비해서 키우기가 수월하다. 중국은 공장단위로 대규모 생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단가가 싸고 질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고소애는 선식, 이유식, 환자식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에게 인기가 있고 관심이 많다고 한다. 대기업에서는 동일한 색깔과 크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곤충식품은 친환경적으로 단백질원을 만들어내면서 소량으로 고단백을 섭취할 수 있다. 갈수록 다양한 곳에 첨가하는 단백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주 대표는 “당뇨환자들이 고소애를 사갔을 때 재구매가 발생하면서 먹어보니까 정말 좋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는 고소애만 판매할 것이 아니라 고소애를 이용한 죽, 다식, 라즈베리 주스, 젤리, 양갱, 분말 등 다양한 환자식들은 물론 다른 식품에 첨가하거나 고소애로 비누 등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올해는 20평 이상의 크기로 체험학습장을 열어 귀농귀촌자를 상대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음식, 비누, 호밀식빵, 쿠키 등 제품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송 산여리는 청정지역이기 때문에 로하스, 힐링, 곤충테마파크 형태로 사업을 하면 전망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 대표는 갈색거저리 먹이 밀기울(유기농우리밀)을 현재는 CJ에서 구입하고 있으나 기회가 된다면 포항지역 노다지마을에서 나는 밀을 사용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비로 난방시스템 등을 포함해 2억원 가량을 곤충먹거리연구소에 투자했다. 저온창고 시설, 체험학습장 등을 갖추려면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올해는 보조금 5천만원을 포항시에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3월에 보조금 지원을 받게 되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주 대표는 “작년 10월부터 정상 판매를 하고 있다. 그동안 월 50kg 이상 생산해서 500만원 정도 매출은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투자하는 기간이다. 올해부터는 100kg 이상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곤충사업(고소애) 사육은 온·냉방비가 만만찮고 자동시스템이 안 되어 있어 손이 많이 간다.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손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습도, 가습, 보온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곤충사업을 먼저 시작한 경남이나 전라도에 가서 보고 들으면서 배운다. 개인이나 정부차원에서도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없어 어렵다. 규격화된 시설, 생산 환경 등 모든 것이 미흡한 출발단계지만 미개척 분야인 만큼 매력이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고소애 사육은 발효와는 상관이 없다. 수분조절을 위해 배추나 상추, 사과를 먹이로 주고 있다. 먹이원료에 의해 고소애 맛이 변한다. 사과를 슬라이스 해서 주면 연한 부분만 먹고 껍질은 먹지 않는다. 사과를 계속 주다보니 먹이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유기농 채소를 먹여 중금속 오염이 안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판매점을 통해 대량납품은 없지만 직거래나 온라인 판매를 위해 구축망을 모두 갖춰 놓았다. 올해부터는 판매도 잘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소애가 국민 먹거리로 자리 잡길 기대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