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적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는다’(小貪大失)와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始用升授 乃以斗受)는 속담이 있다.
이는 분수를 모르고 욕심이 지나칠 경우 오히려 욕먹고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런 일이 구미에서 발생했다.

지난 1월 중순께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연간 화장지 값 200~300만원이 아까워 화장실 휴지를 없앤 후 보조금 중단으로 화장지를 공급할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구미시에 떠넘겼다. 그리고 휴지 없는 화장실 책임은 모두 구미시에 있다며 친절하게 담당부서 안내번호까지 적어놓았다. 

그러자 이곳을 이용하는 전국의 수 많은 고객은 수십억 원 들어가는 박정희 뮤지컬에는 예산을 펑펑 쓰면서 고작 몇 푼 들어가지 않는 대중이 이용하는 터미널의 화장지는 아끼느냐며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구미시는 매년 화장실 휴지 및 청소도구 구매 보조금 1천80만원을 지원했다가 올해부터는 지난해 보다 더 많은 보조금 1천460만원을 편성했으나 예산항목 변경에 따라 지급 시점이 늦어졌을 뿐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았다면서 구미시를 흠집냈다.
취재결과 구미터미널은 화장지도 없앨 만큼 적자경영도 아닌 2015년에 5억 3천만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 47개 노선에서 연간 승객 91만여 명이 이용하는 구미 관문이고, 구미 7개 터미널 중 규모가 가장 크며 흑자액은 전국 터미널 평균 2억 3천여 만원의 2배 이상에 달했다.
하지만 이 터미널은 화장실에 들어가는 두루마리 화장지는 16개입 1박스에 1만원 정도로 1개 두루마리 값은 약 700원에 불과한데 이를 아끼려다 욕을 무진장 얻어먹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불친절과 함께 버스표환불을 해주지 않아 고객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한 고객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께 며칠전에 구입한 서울행 고속버스표 시간을 변경코자 교환요청을 했다.

그러나 매표소 남자직원은 성을 내며 “왜 신중하게 안 하고 바꾸러 오느냐”고 나무랐고, 교대한 여직원도 같은 태도였다고 이 고객은 전했다. 이용객들은“이런 갑질을 하는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 대해 구미시는 왜 행정지도를 안 하느냐”며 질타했다.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결국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어버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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