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B씨가 학대범 동생 A씨와 주고 받은 카톡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어흥탐정TV 캡쳐
▲ 유튜버 B씨가 학대범 동생 A씨와 주고 받은 카톡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어흥탐정TV 캡쳐

 

검거에 도움 준 유튜버, 경찰이 고소 부추겨 논란
유튜버 "경찰이 열심히 했으면 나설 일 없어" 황당
주민들이 이전부터 신고·접수했지만 경찰수사 지지부진
소관부서 달라… 동물보호단체에서 나선 후 남부서로 이관


속보=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토막 낸 사건(본지 2022년3월23일자 5면)과 관련해 살해·학대범 검거에 기여한 유튜버를 경찰이 고소하라고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유튜버는 지난 23~24일 살해·학대범 동생 A씨와 나눈 카카오톡(이하 카톡) 대화를 공개했다.

앞서 유튜버 B씨는 포항 고양이 살해·학대범을 잡게 된 경위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고양이 커뮤니티 회원들이 후원금을 모아 B씨 사무실에 의뢰하게 됐고,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는 구조를 위해 B씨 측에서 연락했다는 것.

카톡에 따르면 “형이 한 짓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고 큰 잘못인 것 안다. 형은 정상인이 아니다. 정상적인 대화도 안 된다"며 "지능수사팀에서도 현장 조사하고 사건 진술에도 동행했다. 형이 잘못한 게 맞고 그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상황을 전달했다.

또한 가족이 2차 피해를 입고 있으니 영상을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학대범 동생 A씨와 유튜버 B씨가 주고 받은 카톡 내용. /유튜브 어흥탐정TV 캡쳐
학대범 동생 A씨와 유튜버 B씨가 주고 받은 카톡 내용. /유튜브 어흥탐정TV 캡쳐

 


A씨는 “우리 가족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형이 바보같이 인터뷰를 응해주고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언론에 형에 대한 정보가 나갔고 지인들 대부분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형의 잘못에 부모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느냐. 영상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B씨는 내용을 다 검토했으니 사무실 가서 회의를 하고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지금 내려 달라. 목소리와 미흡한 모자이크 처리로 형에 대한 특정성이 성립된다. 초상권 침해와 동영상 유포에 따른 우리 가족의 정신적 피해, 사업체의 물질적 피해를 보상할 수 있겠느냐? 관련 영상 전부 내려라. 아니면 고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송사에는 방송금지가처분으로 고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포항남부경찰서 지능수사팀 관계자가 해당 영상을 내리지 않으면 고소를 진행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드러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A씨는 “현장 수사 온 지능수사팀 경찰 4명과 해당 영상을 함께 봤다. 수사팀장 및 경찰들이 '이게 뭐냐. 얘네들 뭐냐', '지네가 뭔데 이걸 올리냐. 무조건 내리라고 하라'고 흥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아버지가 전화해서 따졌던 거고 수사관은 옆에서 '걔네들은 그렇게 흥분한 상태로 말하면 득 될 것 없다. 이런 애들 종종 있다. 그냥 내리라고 하고 안 내리면 고소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경찰이 범인 편에서 옹호하는 내용을 설명했다는 거냐”며 “경찰들이 처음부터 잘 잡든가. 고양이 학대 사건은 크다. 이런 사람들이 나중에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데 왜 가만히 두느냐. 본인들이 열심히 잡았으면 우리가 그렇게 안 했다”고 어이없어 했다.

 

카라 관계자는 포항 고양이 살해 사건 고발장을 포항북부경찰서에 제출했다. 사건은 이후 포항남부경찰서로 이관됐다. /카라 제공
카라 관계자는 포항 고양이 살해 사건 고발장을 포항북부경찰서에 제출했다. 사건은 이후 포항남부경찰서로 이관됐다. /카라 제공

 


‘포항 고양이 살해 사건’은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범죄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죽어나갔고, 범인 검거율도 낮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에 대해 주민들이 이미 포항북부경찰서에 신고·접수를 해 놓은 상태였으며, 지지부진하다 20일 오후 112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데려갔다.
카라 관계자가 북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러 갔다가 동일 사건이 접수됐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제야 사건은 포항남부경찰서로 이관됐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27일 “담당자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 통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장 사체 수습 및 개체 구조. /카라 제공
현장 사체 수습 및 개체 구조. /카라 제공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