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뺀 안철수 선거벽보 ‘화제’
文측 “보수세력 표 구걸하겠다는 것”
2017-04-17 서울/이창준 기자
5.9 대선이 17일 공식선거운동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후보들의 파격적인 홍보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파격적인 선거벽보가 화제다.
또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는 TV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연상케하는 복면 퍼포먼스를 펼쳐 이목을 끌었다.
안철수 후보의 선거벽보는 특이하다. 국민의당이란 당명이 빠졌다. 이름과 기호가 선거 벽보 하단에 들어가지 않았고 상단에 배치됐다. 후보 얼굴도 작고 두 팔을 번쩍 든 국민의당 대선 경선 현장 사진을 그대로 사용해 배경엔 그림자가 그대로 노출됐다. 과거 같으면 폐기돼야 할 선거벽보로 보일 정도로 생경하다.
안 후보는 17일“저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아마 처음 하는 시도일 거다. 변화하는 모습과 변화 의지를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벽보는 누가 되나 대한민국은 변함없이 똑같을 것이라는 상징 아니겠냐"며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들 자신이 있다. 기호 3번을 뽑아주면 반드시 대한민국이 창의적으로,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은 "보수세력의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선대위원장은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필승다짐대회에 참석, "대리 후보, 렌탈 후보도 거론된다. 결국 그 후보(안 후보)는 자신의 포스터(벽보)에서 당명을 지웠다. 무슨 뜻인가"라며 이같이 공격했다.
안철수 후보의 선거 벽보는 국제 광고계에 잘 알려진 '광고 천재'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후보는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자들이 착용하는 것과 비슷한 복면을 쓴 채 "소속당과 이름, 얼굴을 가리고 누가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릴 수 있는 후보인지 정책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국민들이 나라 구할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이념, 여론조사 순위 등을 보고 대통령 뽑게 생겼다. 얼마나 불행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당 관계자는 "신상을 가린 채 토론을 하면 세상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정책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복면토론'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