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에 휩싸인 野 '분당설'까지…계파별 대책 논의 '분주'
중진. 의원총회 열어 사퇴 수습 촉구…강경파 '박영선 사퇴' 요구 지속
비상대책위원장 외부인사 영입 파문으로 불거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최고조에 이르는 형국이다.
당의 수장인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내 사퇴 요구에 못이겨 당직 사퇴는 물론 탈당까지 검토하면서다.
당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은 15일에도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만나 "박 위원장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며 "현재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되고 있는 것이 전혀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의 핵심 측근들도 휴대폰을 꺼놓거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거취 문제가 당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자 측근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 위원장은 당장 탈당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위원장은 전날 탈당의사를 내비치면서 "지금 탈당하면 당이 공중에 떠버리는 것이니 책임을 다 하려고 한다"며 다음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 떠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이 탈당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당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은 반응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일단 당 소속 의원들은 계파별, 그룹별로 긴급 대책논의에 들어갔다.
문희상·박병석·정세균·추미애 등 당의 중진들은 이날 오전 1시간30분 가량 회동을 갖고 혼란상에 빠진 당을 수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박병석 의원은 회동 뒤 취재진과 만나 "빠른 시일 내에 의원총회를 열어서 현안의 모든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추미애 의원도 "지금 당의 정치적 모양새가 정치 집단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며 "일단 의총이 유일한 소통기구인 만큼 의총을 열어서 박 위원장의 의도부터 현안문제까지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노영민·오영식·최규성·최재성·유승희 의원 등 긴급 회의를 갖고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15명의 의원들도 이날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의 탈당설과 관련해서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도 자진사퇴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유승희 의원은 "박 위원장에 대한 사퇴요구는 이미 중진 의원부터 시작해 초선까지 지속해왔다"며 "지금까지 모임을 통해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유효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과 3선 의원 모임 등도 그룹별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 논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경우에는 박 위원장이 사퇴 할 경우를 대비해 당의 당연직들을 모아 당무위를 구성, 이 중 다시 중앙위원을 뽑아 임시 당대표를 선출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계파별·그룹별 대책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박 위원장의 탈당설과 관련해서는 그 의도에 대해 반응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유승희 의원은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 탈당을 운운하냐"며 "일개 당원들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고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당내 중도·온건파로 분류되는 황주홍 의원은 "박 위원장이 오죽하면 탈당까지 한다고 그러겠냐"며 "당의 고질적 풍토가 문제다. 박 위원장에게만 돌팔매질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위원장의 탈당이 현실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기정 의원은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한 경험이 매우 아프게 다가온다"며 "그런 교훈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로 탈당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중진모임에 참석한 원혜영 의원도 "탈당할 리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제1야당의 수장이 탈당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의 탈당이 현실화 한다면 이를 계기로 분당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된 비대위원장 외부인사의 당사자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면 당이 쪼개지는 사태가 되지 않겠냐'는 물음에 "그럴 가능성이 많다"며 "몇몇 관측자들이 예측하는 야당발 정계개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또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태동이 되면,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한다면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3지대 신당에 대한 합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박 위원장이 특정 계파에 속해있거나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시나리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