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겠다!”… 제각각 여론조사
여론조사 ‘중구난방’… 일부 캠프 조작의혹 등 혼탁
선거 공정성 확보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도적 장치 마련 절실
불과 두달남짓 앞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중구난방 진행, 발표되자 일부 시군에서 조작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등 혼탁양상이 짙다.
최근 영덕에서는 타 시군(경기 안산 등)의 ARS 응답율에 비해 최고 9배에 달하는 18% 응답율이 도출돼 ‘ARS 여론조사 조작의혹설’이 불거져 후보들간 공방이 뜨겁다.
이는 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공천기준에 여론조사 결과를 대폭 반영하는 상향식 공천을 방침으로 해 예비후보들이 여론조사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사례1 일부 유력 후보자 직함 비하 사용
지난 달 21~22일 양일간 지역 모 일간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관련, 포항시장에 출마한 A예비후보측은 “여론 조사시 비중이 가장 낮게 비춰지는 자신의 직함을 사용한데다 표집층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설문조사 방식 등을 임의로 채택했다”며 즉각 해명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례2 유선전화 무더기 착신의혹
포항시장에 출마한 B예비후보는 “유선전화를 무더기로 휴대전화에 착신 전환해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브로커 개입 의혹 제기와 함께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사례3 무더기 단기전화 개통 의혹
새누리당이 경주시장 경선을 위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무더기로 단기전화를 개통한 후 한꺼번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도록 한 정황이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경주시장에 출마한 A 예비후보측은 9일 경주시 동천동 거주 이모(48)씨가 지난 3월말부터 최근까지 착신기능을 포함한 40회선의 단기전화를 확보, 여론조사 기간 특정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 2월에도 20여회선의 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알려져 그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일고있다.
이는 다수의 전화회선을 확보해 착신 전환 서비스를 통해 특정후보측의 전화로 연결, 여론조사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
A후보측은 “KT 경주지점에서 다수의 단기전화 개통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자체 여론조사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설문조사 방법을 교묘하게 선택하는 사례 역시 선거판에서는 공식 룰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6·4지방선거 출마자의 자체 여론 조사의 경우, 설문 조사를 의뢰한 후보가 유리할 수 있도록 순서를 배치하거나 질문을 유도하는 등의 여론 조사 결과를 왜곡 할 소지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또 현재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언론기관이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기 이전에 반드시 중앙선관위에 사전 등록해야 하지만 최근 모 일간지가 실시한 여론 조사의 경우, 여론 조사 결과 공표와 중앙선관위 사전 등록 순서가 뒤바뀌는 착오가 발생해 문제가 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 여론 조사는 정확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며 “곧 여론 조사 결과가 민의로 인식되기 때문에 공정한 선거는 공정한 여론조사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확한 민의를 반영하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선거 여론 조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및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영균·김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