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선출마 선언… “촛불시민들 바람, 분노로 변해”

정의당, 10월 하순 후보 선출 “진보정당, 더 큰 힘 필요하다”

2021-08-12     장원규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2일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다. 현 정부를 통해 삶을 바꾸고자 했던 촛불 시민들의 바람은 허탈감과 분노로 변해 버렸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대선출마 입장문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우리 정의당의 미래를 여는 길에 저 심상정의 쓰임새가 있다면 후보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의원은 "한국 정치가 다시 퇴행하고 있는 틈을 타 탄핵 이후 숨죽이고 있던 세력이 살아났다. 심지어 가난한 시민이 불량식품을 먹는 것을 선택의 자유라고 떠들고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라고 강변하는 세력까지 활개치고 있다"며 "정의당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국민들에게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우리의 목소리가 미약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진보정당이 더 큰 힘을 갖지 않으면 불평등한 이 사회의 한 귀퉁이라도 제대로 부술 수 없다. 정의당을 국민들로부터 더 넓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더 강한 정당으로 만들고자 했던 우리들이 옳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차지하고 있던 제3당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가 흔들리면 우리와 함께하는 노동의 자리, 시민사회의 자리, 다른 진보정당들의 자리도 흔들리게 된다"며 "진보정치의 역사 위에 있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 책임 앞에 눈 감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은 시민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때론 오판하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고 그때마다 호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외부의 비판을 기꺼이 감수했고 내부의 아픔을 기꺼이 감당했다. 우리의 오류와 실수에 대해 정의당은 가치와 원칙으로 임해왔음을 국민들은 분명히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달 중 대선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다음달 중순께 후보등록을 하고 후보 선출은 10월 하순께다. 정의당 안팎에서는 당대표 출신인 심 의원 외에 이정미 전 대표와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예상된다.